◎“본연임무 충실” 기구축소·부대이전 따져 국방위의 국군기무사와 수방사에대한 감사는 이 부대들이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정치부대였던 탓인지 감사시작부터 긴장속에 진행됐다.
감사의 초점은 문민시대를 맞아 이 부대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있는 개혁의 내용과 성과를 점검하고 이 부대가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토록하는 방안을 추궁하는데 맞추어졌다.
기무사에대한 감사에서 의원들의 관심은 우선 기무사의 기구축소및 인원감축문제에 모아졌다. 기무사는 문민정부출범후 사령관이 중장에서 소장급으로 낯추어지면서 기구축소와 인원감축작업이 진행되어왔다. 기무사는 그동안 정치개입및 민간인 사찰문제로 악명이 높았던 정보처를 폐지하는등 4처3실이던 조직을 3처4실로 축소개편했다. 또 정원도 7백24명을 감축했으며 97년까지는 4백명가량을 더 줄일 계획이다.
의원들은 이같은 기무사의 개혁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아직도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관행이 계속되고있다는 의혹을 제기, 이를 근절할수 있는 대책을 따졌다.
현재 청와대인근에 위치하고있는 기무사의 외곽이전문제와 지휘관및 장교들에대한 기무부대의 동향보고 통신감청의 부작용등도 집중거론됐다. 문민시대를 맞아 과거 정권안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기무사령부가 청와대코밑에 있을 필요가 전혀 없으며 기무사 외곽이전은 빠를 수록 좋다는 지적이었다.
또 일선 부대에서 기무사요원에 의한 지휘관및 장교의 동향파악이 정규지휘계통의 지휘권침해와 군내 위화감 조성등으로 군전력에 악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이다.
이밖에 기무사가 그동안 보안성검토등을 내세워 방위산업과 율곡사업에 깊숙이 개입, 비리의 요인이 된 것에대해서도 많은 의원들이 대책을 추궁했다.
수방사감사에서는 쿠데타진압을 주요임무로하는 이 부대가 12·12사건당시 오히려 쿠데타에 앞장섰던 것과 관련, 쿠데타진압부대가 쿠데타를 일으키는 상황을 막기 위한 대책등에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기무사령부의 외곽이전문제와 관련,정대철 강창성 림복진의원(민주)등은 『기무사령부가 청와대인근 도심한복판에 위치하는 한 정치부대라는 일반 국민의 인식을 씻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무사령부외곽 이전계획 진척상황을 추궁했다. 이 의원들은 국방부가 밝힌 대로 97년까지 기무사령부를 이전하겠다는 것은 너무 늦다며 김영삼대통령임기내에 가능한한 빨리 이전할것을 요구했다.
최형우의원(민자)은 『기무사는 과거 정치개입의 핵심집단이었다』면서 기무사가 순수한 군으로 태어나기 위한 중장기개혁방안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일반병과 장성출신인 장준익 나병선의원(민주)은 일선부대에서 기무부대요원들에의한 지휘관과 장교의 동향보고 및 통신감청이 초래하는 부작용을 지적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기무사상확립을 위해 이같은 월권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서수종 윤태균 곽영달의원(민자)등 여당의원들은 기무사의 기구축소 인원감축등 내부 개혁과정에서 기무사요원의 사기저하로 인한 임무소홀과 군기밀 누출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무사감사에서 최형우 정대철 권로갑 강창성의원등 과거 보안사에 의해 고문 수사를 받았던 의원들이 감회를 피력, 눈길을 끌었다. 특히 80년 합수본부에 의해 구속돼 삼청교육을 받는등 곤욕을 치렀던 강창성의원은 73년 보안사령관직에서 물러난뒤 20년만에 사령부를 방문한 소감을 밝히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강의원은 감사장인 회의실 벽에 걸린 역대 사령관의 사진을 둘러보면서 『5공시절 나와 정승화장군및 김재규사진이 철거됐다가 나와 정장군의 사진은 다시 걸렸으나 김재규의 사진은 여전히 복원되지않고있다』면서 『김재규개인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그의 사진을 다시 거는게 어떠냐』고 제안, 관심을 모았다.
김도윤 기무사령관은 감사에 앞서 업무현황보고를 통해 『군 정보수사기관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부대가 되기 위해 기구축소등 자체개혁을 단행하고있다』면서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부대가 될것을 다짐했다.
수방사감사에서 림복진의원등은 한강의 24개교량이 전시에 파괴됐을 경우 작전수행을 위한 대비책을 물었다. 이에대해 도일규수방사령관은 『전시 작전 수행을 위한 한강하저도로 건설을 상급기관과 협의 검토중』이라고 답변했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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