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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통화방출 9존2천억/절반이 실명제후 풀렸다/9월말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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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통화방출 9존2천억/절반이 실명제후 풀렸다/9월말 집계

입력
199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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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한도 넘긴채 한은 “추가공급”/통화관리 사실상 포기… 물가충격 우려 정부가 올해 통화관리를 사실상 포기해 버렸다. 실명제 실시후 9월말까지 한달 보름남짓만에 4조5천여억원의 뭉칫돈이 풀려나가는 바람에 앞으로 연말까지 추가로 공급할 자금여력이 거의 바닥나게 되자 통화당국은 당초의 올해 통화관리목표에 구애받지않고 필요한 만큼 자금을 시중에 공급키로 했다.

 한국은행은 6일 「통화동향」을 발표, 금융실명제 여파에 추석자금수요까지 겹친 9월중 총통화가 평잔기준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1.4%늘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90년5월(22.8%)이래 40개월만의 최고수준이자 올해 통화목표선인 17%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한은은 실명제 정착을 위해서 10월중에도 22%의 증가율로 2조5천억원 정도의 총통화를 새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3분기(7∼9월)에는 7조2천억원이 풀려있는 상태다. 한은은 따라서 7∼10월간 총통화공급규모는 9조7천억원으로 당초 억제목표선에 따른 올 하반기 공급계획액 9조3천억원을 4천억원이나 초과하게 된다고 밝혔다. 11월과 자금성수기가 낀 12월 두달을 남겨놓은 상태서 연말 통화한도를 다 소진시켜 버린것이다.

 한은은 이같은 과잉통화공급은 실명제 정착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실명제 실시후인 8월13일부터 9월말까지 풀린 돈은 4조5천2백68억원(평잔기준). 올들어 9월까지 방출된 9조2천억원의 절반이 실명제 직후 한달보름사이에 나갔다. 말잔기준으로는 이기간에 9조4천억원이 풀려 올들어 9월까지 풀린 15조원의 63%에 달했다.

 실명제 시행 2개월이 다 돼가는 요즘 부도율 시중금리는 실명제전보다 더 낮아졌다. 충격 최소화가 아니라 실명제 직후의 충격은 사라진지 오래고 오히려 상황은 호전돼가는 기현상이 전개되고 있다. 

 과잉살포되고 있는 돈때문이다. 통화 당국은 2년째 통화가 과잉공급돼 왔다는 사실과 그 과잉공급된 통화에다가 올들어서 신경제 1백일 때(지난  봄), 그리고 실명제 때 두번에 걸쳐 다시 지나칠 만큼 엄청난 통화방출을 했다는 사실을 가볍게 보고 있는것 같다. 내년이나 그 이후, 2∼3년 후에 올 물가 충격에 대해서는 완전히 나 몰라라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실명제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과대포장해 통화살포 분위기를 유도하는 양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당국의 태도에 대해 『돈풀어 당장의 위기를 넘길지는 모르지만 물가불안이라는 더 큰 불씨를 키우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설사 지금까지는 과잉통화공급이 실명제를 위해 불가피했다는것을 인정한다해도 앞으로도 통화공급을 지속하겠다는 당국의 방침은 이해하기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너무 지나칠 정도로 보완대책이 나온 마당에 실명제를 핑계로 돈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실명제도 물가도 경제안정도 모두 잃게 된다』며 통화당국의 무신경한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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