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저작권자와 계약… 적법·유효성 여부 관심 조선왕조실록의 북한판인「이조실록」영인본(전 4백권)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북한의 저작권자와 출판권 계약을 통해 출판됐다.
이순동 여강출판사 사장은 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저작권자인 북한 사회과학원 민족고전연구소(소장 김화영)와 복제 출판권 계약을 맺고 이 연구소가 91년 12월 완간한「이조실록」4백권짜리 5백질을 완간했다』고 밝혔다.
조선왕조실록은 27대에 걸쳐 5백년간 지속된 조선왕조의 역사를 왕과 신하들이 조정에서 논의한 일을 중심으로 일지 형식으로 기록한 문서이다. 이 사서는 명실록, 청실록과 함께 지금까지 전해지는 세계 3대 실록 중의 하나로 시기의 장구함, 내용의 풍부함, 분량의 방대함 때문에 세계적으로 우수한 역사기록 문헌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선의 통치, 제도, 경제, 군사, 문화, 외교 뿐 아니라 천문, 기상등 과학 기술까지 망라하고 있는 이 실록의 국역본 완간은 해당 분야 연구와 고전분야의 번역에 큰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인다. 또 앞으로 고전의 번역과 해석에 관한 남북의 활발한 비교 연구를 도울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남북한 간에 저작권 보호를 위한 협약이 체결되지 않아 계약의 실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서 이 계약의 적법성과 저작권의 유효성 여부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통일원은 북한의 사회과학원 민족고전연구소가 여강출판사에 복제 출판과 배포에 관한 독점적 권리를 부여했다 하더라도 그 계약은 당사자 간의 사적인 계약일 뿐 그 배타적 권리가 국내에서 보장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17일 평양에서 개최된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남과 북은 쌍방이 협의하여 정한 데 따라 상대측의 각종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또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가 지난해 9월 간행한「저작권 상담 조정사례집」에는「헌법 제3조의 영토규정에 따라 북한인에 의해 창작되는 저작물에 대해서도 저작권법이 적용되는것이 원칙」이라고 돼 있다.
이번에 출판된 이조실록은 권당 2만원으로 질로만 판매한다. 253―2722【서사봉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