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등이 출판위구성… 1년만에 결실/“고인업적 학문적 평가위한 계기되길” 미얀마 아웅산폭파사건이 일어난지 9일로 벌써 10년. 83년 당시 순국한 17인의 유족들은 아물지 않는 상처를 간직한채 사회 각 분야에서 고인들의 뜻을 펼치고 있다. 순국한 17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세종연구소(이사장 정원식)에 의하면 유자녀 43명중 이범석당시 외무부장관의 장남 명호씨(34·법학박사)는 미국에서 변호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서석준 당시부총리의 장남 익호씨(27·하버드대 경제학 박사과정)를 비롯, 박사 및 박사과정이수자만 해도 현재 12명이다. 또 석사과정 5명 대학재학·출가자 21명, 중·고등학생이 5명으로 모두 사회의 인재로 자라고 있다.
이들 중에서 함병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의 유족은 고인의 친지들과 함께 고인이 생전에 발표한 논문, 시평들을 책으로 엮어냈다.「한국의 문화전통과 법」이라는 제목으로 28일 출판기념회를 거쳐 출간될 유고집은 장남 함재봉연세대교수(36), 이홍구전서울대교수등 7명이 출판위원회를 구성, 1년여의 작업끝에 빛을 보게 됐다.
60년이후 국내에서 발표된 70여편의 글을 모은 이 책은 86년에 영문으로 펴낸 「한국 법사상과 정치문화」에 이은 두번째 유고집으로 법철학을 전공한 고인의 학문적 테두리와 깊이를 보여준다. 출판위원들은 『학문적 완숙기를 앞두고 조국분단의 제물이 된 함비서실장의 업적을 학문적으로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발간취지를 설명했다. 함비서실장은 주미대사 대통령정치특보로 관계에 들어서기 전에 연세대에서 법철학을 강의하며 63년에는 사회과학연구소를 세우는등 학자로서 큰 업적을 남긴것으로 정진위연세대부총장·후학등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장남 함교수는 『선친의 학문은 급격히 근대화돼가는 한국사회에서 전통과 서구법제도의 갈등을 지양, 조화의 길을 모색하려는것이 그 출발점이었다』며 『유교적 전통을 참다운 민주주의를 위해 궁극적으로 재평가하는것이 학문의 방향이었다』고 소개했다.
부인 심효식여사(66)와 두 아들은 이 책에 실린 글에서 「사람이란 잘 살기보다는 잘 죽기가 어려운 법이다. 제때에 죽지 못해 자신뿐 아니라 나라에 큰 불행을 남기고 만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말로 고인을 기리며 슬픔을 달래고있다.【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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