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단군얘기로 화두… 전제조건 되풀이/우리측 “쌍방 특사교환 의지확인 의미” ○…지난8개월여동안 전화통지문을 주고 받으며 수정제의 공방을 거듭한끝에 5일 대좌한 남북의 실무대표들은 새정부 출범이후 첫만남 탓인지 비교적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진의를 떠보기 위한 신경전을 전개.
이날 양측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 각자의 합의서초안을 상대방에게 설명하는데 소진하고 본격적인 타협은 열흘뒤 2차접촉으로 연기.
북측이 회담에서 이른바 핵전쟁연습의 중지와 국제공조체제의 포기를 다시들고 나온 것과 관련,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영대통일원차관은 회담장을 나서면서 『예상하던 대로였다』며 북측 주장의 강도를 다시 분석해보는 모습.
○…박영수북측 수석대표는 본회담에 들어간 뒤 첫발언에서 핵전쟁연습의 중지와 국제공조체제의 포기등 그동안 주장해온 요구사항을 내걸었을 뿐아니라 우리측 어선 명복호가 지난달 어물운반중 납북된 사건을 지칭한 이른바 「간첩선 사건」과 「남측에서의 생화학무기소동」에 대해 해명할것을 추가로 요구.
그러나 우리측이 북측의 요구사항이 특사교환을 위한 전제조건이냐고 물으며 명확한 태도표시를 요구하자 박대표는 『특사교환을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나 「실천적 대책」』이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표시.
이날 회담이 끝난뒤 한관계자는 『회담전망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않는다』면서 『오늘 회담은 쌍방 모두 특사교환의 실현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북측이 핵전쟁연습중지등 요구사항에 대해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가가 다음 회담전망의 관건이 될것이라고 분석.
○…이에앞서 송대표와 박북측대표는 회담직전 통일각 현관에서 만나 『오래간만입니다』『반갑습니다』라는 간단한 수인사를 나눈뒤 상오10시 정각부터 10여분간 북측의 단군릉 발굴작업과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화제로 환담.
박대표는『단군뼈가 발견됨으로써 단군이 실재인물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면서 『단군을 원시조로 하는 단일민족으로서 북과 남이 좀더 단합할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
이에대해 송대표는 『지난 추석 남쪽에서는 2천여만명이 고향을 찾고 성묘를 하느라 민족 대이동을 했으나 이산가족들만 고향을 찾지못하고 집에서 쓸쓸하게 명절을 보냈다』며 『지금 대전에서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데 북한산 들쭉술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소개하고 조속한 시일내에 남북간 물자교류가 이뤄져야 할것이라고 강조.
○…북측 박대표는 그동안 우리측에서 대북전략에 관한 부처간 이견이 있다는 보도를 의식한듯 이를 자극하는 발언을 거듭해 눈길. 박대표는 또 우리측 발언을 중도에서 차단하는가 하면 말꼬리를 잡아 핀잔을 주는등「회담꾼」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
한편 회담시작전 회담장에 미리 들어온 남북한 취재기자 20여명은 서로 인사를 건넨뒤 회담전망과 최근 남북한 상황에 관해 가볍게 담소.
우리측 기자들이 『회담이 어떻게 될것 같으냐』고 말을 건네자 북측기자들은 『좀 기다려보면 알지않겠느냐』며 큰 기대는 안하는 반응들. 북측기자들은 또 『남쪽사람들은 정말 우리가 핵을 개발하는것으로 알고있느냐』 『김대중선생이 러시아에서 귀국했느냐』등 최근 핵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와 우리 정치문제에 큰 관심.【판문점=유승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