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에 미친 영향도 분석/걸프전 내막등 “흥미”… 92퓰리처상 영예 석유의 역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 책이 발간됐다. 미국 에너지 자문회사의 대표인 대니얼 예긴의 역저 「황금의 샘」(고려원간·전3권)은 석유를 둘러싸고 일어난 사건들을 정리한 흥미로운 책이다.
지난해 퓰리처상(논픽션부문)을 수상한 이 책은 근·현대 정치 경제 사회의 모습과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석유의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은 석유가 없는 인간생활이란 상상할 수도 없다. 먹고 마시고 입는 인간행위의 많은 부분이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석유는 인체의 동맥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 책은 석유가 오늘날의 석유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국가간에도 석유의 중요성은 마찬가지다. 때문에 석유는 개인과 국가에 부와 권력을 가져다 주며, 이를 둘러싼 투쟁과 갈등의 역사가 곧 석유의 역사이다. 석유는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서부터 91년 걸프전쟁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고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결국 석유의 역사는 근·현대 세계사의 줄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록펠러, 헨리 디터어딩, 아먼드 해머등 세계 석유업계의 거물과 기업가들이 등장한다.
또 처칠 아돌프 히틀러 스탈린 아이젠하워 키신저 조지 부시 사담 후세인 같은 정치가가 등장해서 국제사회에서 전개되는 전쟁과 평화의 변주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개인과 국가이익에 근거한 권모술수와 약육강식의 현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제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석유가 자본주의와 현대산업의 성립과 발전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것이다. 19세기 말 미국의 스탠더드 오일을 선두로 한 석유산업은 기업의 경영전략, 기술변화, 시장개발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쳐 미국이 국제경제의 전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했다.
또 석유는 국가전략과 세계정치, 그리고 권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2차 대전에서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것도 석유의 힘이었고,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것도 석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석유는 20세기 말로 접어들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국가와 석유를 사용하는 국가들간에 충돌이 일어날것이라는게 이 책의 분석이다.
1859년 미국의 드레이크가 처음으로 공업적인 생산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석유는 물질세계를 지배할 힘을 낳게 하였다. 석유를 손에 넣어 부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가 바로 「석유의 시대」라고 강조한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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