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코바 하늘엔 총성 “진동” 4일 아침 모스크바는 옐친의 부대가 의사당 무력 장악 작전을 시작함에 따라 전장으로 변했다.
새벽 4시20분께 크렘린궁과 국방참모본부 주변에 옐친의 부대가 배치됐다. 오스탄키노방송국은 반옐친 시위대가 점거한 상태였다.
상오 5시45분 인테르팍스통신은 옐친과 의회 양측 대표단이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6시15분 TV는 의사당을 포위하고 있는 정부군의 APC 장갑차가 의회 경비대로부터 집중사격을 받고 있는 모습을 비췄다. 옐친대통령은 정부군에 의회 건물에 대한 무차별 공격 명령을 내렸다.
엷은 안개가 낀 상오 7시, 마침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정부군의 탱크가 어슴푸레 어둠이 덜 걷힌 가운데 반옐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며 모스크바 강 다리를 건너 의회 쪽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포위망이 좁혀지자 의회 건물에서 총알이 날아오기 시작하면서 모스크바 하늘은 총성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1시간 뒤인 8시 옐친대통령은 TV에 등장,「파시스트 공산주의 반란자들」을 분쇄하기 위해 신속하게 작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했다』며 무력 공격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8시35분 로켓포로 무장한 정부군의 수송용 헬기가 의회건물 상공을 선회하는 가운데 정부군의 탱크와 보병이 의회군의 격렬한 응사를 뚫고 의회 건물로 바짝 다가 갔다.
5분 뒤 정부군이 드디어 의회건물에 발포하기 시작했다. 탱크에서 로켓포가 발사되고 기관총을 쏘는 연속음이 어지럽게 흩어졌다. 정부군은 순식간에 건물로 진입, 2층까지 장악했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의회측의 루츠코이부통령은 옐친과의 협상을 요구했다. 체르노미르딘총리에게 전달된 루츠코이측의 협상요청 서한에 대해 옐친측은 『협상은 없다. 출구를 열어 주겠으니 백기를 들고 나오라』며 차갑게 거절했다.
10시 라디오 방송에서 의회건물창에 백기가 내걸린것을 봤다는 한 장교의 말이 흘러 나왔다.
10시15분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의회가 항복하고 나오도록 의회건물 한쪽면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인테르팍스가 보도했다.
5분뒤 루츠코이가 정부군에 완전항복하고 의회 건물을 떠나는데 동의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모스크바 라디오는 의회 건물로 들어간 정부군이 이날 하오 4층까지 장악하는데 성공했으나 의회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쳐 더이상 올라가지 못한 채 교전중이라고 전했다.
의사당건물내에서 저항을 계속하던 의회수비대와 자경단은 정부군의 진압작전이 개시된지 10시간만인 이날하오 5시(한국시간 하오11시)께부터 투항을 시작했다.【모스크바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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