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전통지키기” 순수민간후원 활발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푸슈킨 미술관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칵테일파티가 열린다. 이 모임에는 유명화가들외에도 은행가, 사업가, 작가등이 많이 참석한다.
이들은 러시아의 예술활동을 후원하기 위해 조직된 「메체나트회」의 회원들로 미술전시회, 음악회등 각종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구소련 붕괴이후 러시아의 국가재정이 넉넉지 못해 예술가들이 연주회나 전시회등을 열지 못하는등 어려움에 봉착해 있어 이들을 돕기 위해서다. 러시아어로 「문화·예술애호가」란 뜻인 메체나트 회원들은 비록 충분치는 못하지만 예술가들을 돕기위해 적지않은 돈을 기부해 러시아문화전통을 이어가는데 활력소 역할을 하고있다.
메체나트의 전통은 구러시아제국에서 비롯됐다. 당시는 돈많은 귀족과 사업가들이 예술가들을 보호·육성하는 소위 예술가의 후견인 역할을 한바 있다.
이 전통이 70여년이 지난 현재 다시 부활하고 있는 셈이다.메체나트회는 2년전에 구성됐다.
러시아 주요 은행인 크레도, 인콤방크와 전자통신회사인 크로스나사, 전러시아증권사등 굵직한 기업이 회원들로 있으며 러시아펜클럽도 참여하고 있다.
이회가 최근 후원한 예술활동을 보면 「페르난도보테로」 전시회, 「12월밤」 고전음악축제등이 있으며 「중앙음악학교」 「타바코프극장」 「모스크바 예술극장」등에도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메체나트의 나탈리야 다비도바회장은 『서방에서 예술활동을 후원하는것은 아침에 칫솔질을 하는것만큼이나 쉬운 일이겠지만 러시아에서는 영웅적 행동』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러시아의 현 경제상황으로 볼때 은행가나 사업가들이 대단한 「결심」이 없다면 예술을 지원할 수 없다는 뜻이다.인콤방크의 샤탈린홍보실장은 『우리사회에는 가치있고 독특한 문화전통이 있으며 우리는 이를 보호하고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이같은 취지와 목적에 많은 뜻있는 재력가들과 기업이 동조하고 있어 메체나트는 앞으로도 더욱 많은 문화·예술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러시아 역사를 보면 국가가 난국에 처했을 때 오히려 예술은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이는 바로 메체나트회와 같이 예술활동을 후원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보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나은 한국은 「메체나트」와 같은 예술후원단체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문화와 예술의 전통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실감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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