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둘러싼 대기자체가 일종의 압력이고보면, 사람은 누구나 외압속에서 산다. 요즘은 헥토파스칼로 수치가 표시되는 대기압의 미세한 변화가 온갖 질풍·노도·호우·가뭄등을 몰아오는걸 우리는 천재라해서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런 자연현상에서 벗어나 사람이 만들어낸 인재의 범주에 속하는 압력도 많다. ◆어제 검찰이 신임총수임명및 대폭적 「개혁인사」를 끝낸뒤 가진 첫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개혁방안으로 유달리 배제할것을 강조한 「외압·정실·유혹」이란것도 물론 그런 인재성압력을 일컬음이다. 「힘이 곧 정의」라는 잘못된 권력의 횡포앞에서 주눅이 들기 일쑤였던 검찰의 어제란 재난으로 얼룩져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외압을 과연 누가 막아야 하는가. 임기제와 같이 법과 제도로 보장하는 장치가 있다지만 검찰수뇌부 스스로의 자세와 의지가 사실은 관건이다. 장관·총수부터 자리를 걸고 외압을 막아 검찰의 독립성을 지켜줄 때라야만 검찰 모두는 비로소 외압배제의 각오를 다질수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검찰상부의 「외압배제지시」란 차라리 검찰전체의 진지한 「외압배제선언」으로 바뀌었어야 하지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것이다. ◆한번 가해진 압력은 파스칼의 원리를 들먹일것도 없이 반드시 그 만큼의 영향을 미친다. 일단 외압에 무너지면 검찰권행사도 왜곡의 연쇄파동을 일으키게 마련이어서 정실과 돈의 유혹이 쉽사리 기생하게 된다. 그래서 못다한 위상확립의 틈을 특유의 권위주의로 보상하려는 폐습도 생겨난다. 반말등의 폭언과 폭행등 인권유린및 가혹수사관행이 바로 그런 후유증일것이다. ◆개혁의 시대를 맞아 사정의 중추를 자임하면서도 유달리 아픔을 많이 겪은 오늘의 검찰이다. 검찰총수임기제의 빈번한 유명무실과 일부 고위간부들의 불명예퇴진및 인사태풍마저 겪고 이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려는 검찰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번 모임이 의례적 지시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외압배제및 관행개선 선언과 그 실천으로 승화되길 고대하며 지켜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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