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추코이·하스불라토프 체포/탱크포격… 수백명 사상【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은 4일 최정예 기갑부대와 특공병력을 동원해 지난 2주동안 최고회의(의사당) 건물을 점거중이던 보수파를 강제진압했다.
그동안 의사당안에서 투항을 거부하고 정부군에 맞서온 보수파 지지자 1천여명은 탱크와 장갑차등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진압군의 파상공격에 밀려 정부군의 작전개시 10시간만인 하오 5시께(이하 현지시간)에 항복을 선언하고 의사당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이어 약1시간 뒤인 6시께 보수파 지도자인 알렉산드르 루츠코이부통령과 루슬란 하스불라토프최고회의의장은 정부군의 장갑차에 실려 모처로 호송됐으며 옐친대통령은 작전종료를 선언했다. 옐친대통령은 이날의 작전성공으로 지난 21일 의회해산조치로 촉발된 의회와의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으나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대규모 유혈사태를 빚음으로써 커다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그는 작전이 개시된지 수시간뒤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보수파들의 저항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이번 조치는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유혈충돌 이틀째인 이날 상오 7시(한국시간 하오1시)부터 10여대의 T72탱크와 수십대 장갑차의 엄호사격을 받으며 의사당 건물내로 진입했다. 파벨 그라초프국방장관과 니콜라이 갈뤼시코 보안장관의 지휘를 받은 정부군은 작전개시명령과 함께 의사당측에 로켓포와 기총소사를 가하며 의사당건물에 진입, 수백명의 특수부대원들이 신속히 건물내로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진압작전을 시작했다.
의회 수비대측은 이에 화염병 및 반자동화기로 대응했으나 정부군의 압도적인 화력과 특수부대의 기습작전에 밀려 굴복하고 말았다.
옐친대통령의 군사보좌관인 드미트리 볼코고노프장군은 이날 교전으로 의사당안에서 모두 5백명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나중에 이를 번복했는데 정확한 사상자수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 반옐친시위대가 전날 점거했던 모스크바 TV방송센터등을 탈환함으로써 주도권을 완전장악했다.
◎러정국 조속 안정 희망/외무부대변인 성명
정부는 4일 러시아사태와 관련 유명환외무부대변인의 성명을 발표,『러시아가 공정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조속히 정치적 안정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그동안 옐친대통령이 추진해온 러시아의 개혁정책을 지지하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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