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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방치 국교생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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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방치 국교생 늘고있다

입력
199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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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부부 증가… “나홀로 집에”/정서교육 악영향… 전문 탁아기관 확충 절실 성혁이(8·K국교2년)는 하오1시 수업이 끝나도 집에 가기 싫어 운동장에서 늦게까지 놀다 집에 가라는 담임교사의 말을 듣고서야 학교문을 나선다. 

 성혁이는 집에 가도 아무도 없다. 어머니가 직장에 나가기 때문이다. 혼자 노는것이 싫어 가능한한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는것이다.

 맞벌이 부부들이 증가하면서 성혁이처럼 국민학교 저학년 학생중 방과후 방치되는 어린이가 크게 늘고 있다. 취학전 아동들은  유아원, 어린이방, 유치원등에 위탁해 종일 또는 상당시간을 성인에 의해 보호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가족이나 성인의 보호가 필요한  국민학교 저학년생들을 위한 기관이나 시설은 거의 없다.

 지난해 어린이보호회가 국교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국교생 1천8백53명중 어머니가 직장이나 부업을 하는 어린이는 51.8%였다. 귀가했을 때 집에 아무도 없다고 답한 어린이는 20.8%였고  형제만 있는 어린이도 13%나 됐다. 

 백운국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양흥업교사(36·여)는 『반학생42명중 50%정도의 어린이 어머니가 직장을 나가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의 어린이가 귀가하면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 어린이들은 학교에 형이 있으면 끝나기를 기다렸다 같이 귀가 하든지 늦게까지 놀다 교사의 지시에 마지못해 하교하는 아이가 많다』고 말했다.

 어머니나 성인들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기보호를 해야하는 국교저학년 어린이들은 방과후 대부분 속셈학원이나 예능학원등에 나가 과외수업을 받고 있다.

  학원을 나가지 않는 어린이들은 집에서 그냥 놀거나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중  과외를 시키는 목적보다 방과후 어린이의 안전을 염두에 둔 부모가 상당수다.

 교육전문가들은 이처럼  맞벌이 부부들의 어린자녀들이 어른들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집에 방치되는 경우 안전사고 발생은 물론 어린이들의 정신·정서적인측면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어린이보호회 조사 자료에 의하면 어머니가 직장을 나가는 어린이9백50명중 33.3%가 수업이 끝난후 쓸쓸하고 무서워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고 답했다.

 청소년 대화의 광장 박경애박사(심리학)는 『최소한 국교 저학년생들은 어른들로 부터 생활지도나 보살핌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렇지 못했을 때 생활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사회성이 결여되기 쉬워 자폐증상을 나타내는등 정신적인 결함을 나타내는 어린이가 많이 생긴다』고 밝혔다.

 현재 방과후 국교저학년생을 위한 탁아를 실시하고 있는 기관은 이화여대사회복지관를 비롯한 극히 일부복지관에서 국교생탁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이화여대 사회복지관은 어린이교실을 89년부터 운영해 국교1∼2년생 30명을 대상으로 하오 1시부터 5시까지 생활지도 및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지원자가 밀려 40명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또한 10월부터 가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 국교생 탁아를 시작할 예정이다.

 어린이보호회 정혜영사무국장은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나 사회단체들이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국교생탁아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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