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수요로 농수축산물 급등/불안요인 곳곳잠복 “최악상황” 물가가 매우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가 정부의 올해 연말 억제목표(5%)에 0.1%포인트 차이로 바짝 접근, 이미 비상국면에 접어 들고 있는 상황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중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5% 올라 연초대비 상승률이 4.9%를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생산자(도매)물가도 9월중 0.2% 올라 연초대비 2.0% 상승하면서 억제목표인 2∼3%의 하한선에 진입했다.
9월중 소비자물가는 추석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농수축산물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작황부진에 따른 생산감소 여파로 고추(28.1%) 양파(27%)등 채소류가 크게 올랐고 조기(16.3%) 갈치(7.8%)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바람에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가격지수는 9월 한달동안 3.4% 오르면서 연초에 비해 무려 15% 상승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경제기획원 정재롱물가정책국장은 『해마다 추석이 끼인 9월까지 물가가 오름세를 보였으나 10월이후 내림세 내지 보합세를 나타내 올해도 연말 목표치 유지는 가능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말까지 남은 기간중 물가오름세가 꺾일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냉해에 따른 채소 과일류의 작황부진과 가격앙등, 쌀 수확부진으로 인한 추곡수매가 상승압박등 불안요인이 줄을 지은 상태다.
물가에 가장 큰 부담을 안기는 통화 사정은 자못 심각하다. 정부는 지난 봄 신경제 1백일계획을 하면서 중소기업 구조개선사업자금 1조4천억여원등 경기부양 차원으로 3조∼4조원의 자금을 대거 방출했었다. 실명제 도입이후에는 금융경색을 막아야 한다며 다시 4조∼5조원을 대량 방출, 돈이 시중에 넘치는 양상을 빚었다. 게다가 연말까지 2단계 금리자유화를 시행하면서 단기적인 금리급상승 부담을 흡수하려면 또다시 수조원의 통화살포가 불가피할 것이다.
7% 성장때 통화증가의 적정수준은 17∼18%라고 정부는 줄곧 강조해 왔었다.
그런데 2년연속 4%대 저성장을 하면서 총통화(M2)증가율은 지난해 연간 18.4%, 올들어서도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8, 9월은 20%를 웃돌고 있다. 경기침체와 투자부진으로 자금이 생산부문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돈이 마구 풀려나오고 있으니 물가가 무사하리라고 기대하는것 자체가 무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통화에다 환율까지 가세해서 물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연초이후 엔화환율이 무려 20%가량 인상됐고 달러 환율까지 큰 폭으로 올라 수입물가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에 환율에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부동산규제완화 까지 겹쳐 물가상황은 수년래 최악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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