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곡한 표현… 대화창구 열어두기 국제원자력기구(IAEA)총회가 1일 북한에 대해 핵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뒤 폐막했다.
이번 결의안 채택은 그동안 북한핵문제에 대한 4차례의 IAEA이사회 결의안과 5월의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비해 보다 광범위한 국제적 우려가 반영됐다는데서 의미를 찾을수 있다.
그러나 결의안 채택으로 북한과 IAEA간의 협상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북한은 총회개막 직전인 지난달 27일 결의안이 채택된다면 앞으로 일체의 사찰과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전문을 보냈었다.
이번 결의안의 내용은 최후통첩적 성격은 아니다. 이는 북한핵문제를 해결하기위한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아직까지는 설득과 촉구와 대화를 중시하고 있다는것을 반영한다.
북한이 핵안전협정을 이행하고 IAEA와 협상을 재개할것을 촉구했을 뿐 유엔안보리에의 재상정등 북한을 크게 자극할 만한 내용은 피했다.
또 이번에 부각된것은 북한이 거부하고있는 임시사찰과 일반사찰문제이다. 북한 핵문제의 출발점이며 그동안 국제사회가 강력히 요구했던 특별사찰허용에 대해서는 협정의 완전한 이행이라는 말로 완곡히 표현했다.
임시사찰(Ad Hoc Inspection)은 북한이 처음에 제출한 핵시설및 핵물질에 대한 신고내용이 정확한지 여부를 가리는 사찰의 보조적 단계이다. 14개 대상중 핵심은 86년부터 가동한 녕변의 5메가와트급 실험용원자로와 방사화학시설이다. 일반사찰(Routine Inspection)은 임시사찰 다음의 단계로서 현재는 북한이 60년대 구소련으로부터 제공받은 연구용 원자로에 국한돼있다.
임시사찰은 지난 2월까지 6차례 실시된후 북한의 거부로 중지됐다. 북한은 이후 사찰장비의 점검과 교체에 국한된 제한적인 사찰만을 허용하고 있다. IAEA는 기술적인 면에서 임시사찰에의 중단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는데 우려하고 있다. 미신고시설이 대상인 특별사찰에 앞서 우선 신고된 대상만이라도 사찰해야만 비평화적인 핵개발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의 핵문제는 일단 특별사찰문제에서 임시사찰 재개여부로 관심이 옮겨진 듯한 분위기이다. 그러나 북한과 대화의 창구를 계속 열어놓는게 중요하다는 시각에서 본다면 임시사찰문제는 양측이 어느정도 협상을 풀어갈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현재 IAEA가 할 수 있는 길이란 북한이 협상에 응해오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북한이 계속 협상마저 거부한다면 다음순서는 유엔안보리의 경제제재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될것이다.
이번 총회의 결의안은 IAEA의 5번째 결의안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IAEA체제내에서는 북한핵문제의 해결이 가까운 시일내에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결국 미국과 한국, 그리고 중요관련국의 정치적 판단과 이해의 일치만이 남북당사자간 협상과 함께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북한 핵문제의 매듭을 어떤 식으로든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파리=한기봉특파원】
◇IAEA총회 결의안 전문
제37차 IAEA총회는 지난 2, 3, 4월및 9월의 이사회 결의안을 상기하고, 사무총장의 이번 이사회 보고내용을 주목하며, 사무총장이 북한핵문제를 유엔안보리에 보고토록 한 지난 5월의 안보리 결의안을 되새기면서 이상의 결의안의 핵심적 내용이 지켜지지 않은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1.아직 유효한 북한과 IAEA간의 핵안전협정 이행을 위해 이사회가 지금까지 취한 조치를 강력히 지지하며 사무총장과 사무국의 공정한 노력을 평가한다.
2.북한이 핵안전협정상 의무를 다하지 않고 또한 최근 협정에 의해 예정된 임시및 일반사찰을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불이행의 범위가 넓어졌다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3.북한이 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IAEA와 즉시 협의할 것을 촉구한다.
4.제38차 총회에 북한의 핵안전협정이행에 관한 의제를 상정키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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