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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발상 전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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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발상 전환(사설)

입력
199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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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민주당 대표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과거청산」을 일단 유예하고 침체된 경제의 활성화 등 당면한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같은 노선전환은 책임있는 제1야당으로서 고뇌끝에 선택한 현실인식이라는 점에서 평가할만하다.사실 김영삼 새 문민정부 출범이래 민주당은 줄곧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방황해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건전한 야당,대안이 있는 정책야당을 고대해왔던 국민들은 무기력하고 또 기능을 제대로 못해온 민주당에 큰 실망을 해왔었다. 민주당의 방황과 표류는 세기말의 대변혁 움직임에 아랑곳없이 전근대적이고 구태 그대로인 운영방식과 강력한 리더십의 결여,그리고 야당 주장을 훨씬 뛰어넘는 김 대통령의 파격적인 개혁조치에 압도되어 정부의 뒤를 쫓기에도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대변화의 시대물결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다.

그동안 민주당이 강력하게 내세웠던 선 과거청산의 과제들­12·12사건,김대중 납치,광주사태,율곡사업,평화의 댐 등에 대한 진상규명은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는다는 뜻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며,국민들 역시 분명한 결말을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벽에 부딪친 국회 국정조사로 야당 자신이 한계성을 절감했듯이,현실적으로 지극히 어렵고 복잡하여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절박하고 중요한 과제는 침체된 경제를 되살려 일으키는 일이다.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는 금융실명제 실시의 충격으로 위축된데다 통화팽창과 물가앙등의 악재까지 겹쳐 국민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나아가 새정부의 개혁과 변화의 대역사도 경제를 일으키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으며,국민들 역시 기약없이 기다리기만 하지 않은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이 선 경제살리기 정책을 선언한 것은 당연한 발상의 전환이라 하겠다.

이번 정기국회가 해야 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 팽창예산을 어느 수준으로 조절할 것이며,내년 공공요금 인상이 초래한 물가앙등의 억제 등 경기활성화 방안과 실명제 정착방안은 무엇인가,그리고 정당·선거법·정치자금의 개선 등 정치개혁입법,안기부법과 국가보안법 개정 등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들이 쌓여 있다. 더구나 내주부터 착수될 국정감사를 통한 국정운영의 점검 역시 소홀히해서는 안될 일들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몸에 밴 투쟁일변도 타성과 무작정 반대의 강경자세를 훌훌 털고 국리민복을 위해서는 당책도 과감히 바꿔 대응하는 개혁적인 자세와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의 면모를 드러내야 한다. 민주당 스스로 미래를 향한 변화와 개혁을 당당하게 모색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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