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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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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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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사법기구중 독일의 헌재(헌법재판소) 만큼 막강한 위력을 지닌 기구는 없다. 헌재가 어느 법과 법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면 그 법조문들은 한 순간에 무효가 되어 숨을 거둔다. 위헌결정이 난뒤에도 폐지될 때까지 법전에 버젓이 살아있는 한국,일본 등과는 다르다. ◆위헌,헌법의 유권해석,정당해산 등을 심사하는 우리 헌재의 발자취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제헌 헌법에 헌법위원회를 설치했고 제2공때는 헌재로 바뀌었으나 이름뿐이었고 3공 때는 폐지,기능을 대법원으로 넘겼다가 유신과 5공 때는 헌법위로 부활됐으나 단 한건도 심의한 적이 없다. 지난 87년 민주개헌에 따라 헌재로 바뀐뒤로는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지난 8월말까지 5년간 총 1천9백26건을 접수,1천5백44건을 처리했는데 이중 「국회의원후보의 기탁금제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등 64건의 위헌결정을 내린 것이다. 죽은 기구가 되살아난 셈이었다. 이런 헌재가 요즘 두가지 이유로 눈총을 받고 있다. 하나는 정부의 지자제 단체장선거 부실시외 합헌여부를 물은 야당 의원들의 소원을 보류하고 있는 것. 소원을 낸지 1년이 지났는데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난이다. ◆다른 하나는 재산공개결과 한모 최모재판관 등의 축재에 투기의혹이 짙다는 얘기가 분분한데도 침묵하고 있다는 것. 헌재측은 빌딩과 무연고지역 토지 등을 포함하여 재산이 32억원이 넘는 재판관들에 대해 『20∼25년간 변호사생활을 한 이들과 재조 법관들을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사법부 검찰 경찰의 장들이 축재와 관련,퇴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헌재가 눈치살피기와 함구로 일관하고 있는데 대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헌재는 새출발 5돌을 맞아 제4부로서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국민에게 자기 정리의 떳떳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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