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비 지급 종전 관행 사라져/귀향활동도 이웃돕기등 변모『푸른 하늘 은하수처럼 맑을 것이니 기대하지 않는게 좋을거요』
지난 23일 청와대 만찬행 버스에서 민자당의 김영구총무가 『오늘은 대통령이 신경 좀 써주시는 겁니까』라는 의원들의 기대감에 답한 말이다.
김 총무의 말대로 정치권의 금년 추석은 그야말로 「푸른 하늘 은하수」이다. 청와대에서 속칭 오리발(지원금)이 전혀 없는데다 민자당 차원에서도 의원들이나 당직자에게 추석활동비를 주지 않고 있다.
민자당의 경우 예년에는 의원들이 청와대의 격려금을 5백만∼1천만원씩을 받았고 사무처 요원들도 1백만원 정도의 보너스를 만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격려금이 없어진지 오래다. 자연 의원들의 주머니는 가벼울 수 밖에 없고 중앙당·지구당의 요원들도 썰렁한 심사를 가누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한 당직자는 『허주(김윤환의원의 아호)를 보면 올해 추석이 어떤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추석인심이 넉넉하기로 소문난 허주지만,금년은 주변사람들이 섭섭하게 느낄 정도로 그냥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필대표 역시 명절때 많은 사람을 챙겨왔지만 이번에는 인사대상을 묻는 측근에게 『감도 없느냐』고 나무랐다는 후문이다.
황명수 사무총장 김종호 정책위 의장 김 총무 등도 다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지역협의회장 반책 등 1천5백명 내외의 조직책에게 비누조차도 돌리지 않았다.
이같은 추석 풍속의 변화는 금융실명제 재산공개 그리고 사정 등 일련의 개혁분위기에 기인하고 있다. 정국의 소슬한 기류로 「돈줄」이 말라버린 것도 내핍의 한 이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통령이 검소하게 추석을 보낸다는 사실이 달라진 추석맞이의 가장 큰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대통령들은 명절 때면 당직자나 정부 기관 군부대의 기관장들에게 상당한 하사금을 주었고 청와대 비서들에게도 두툼한 격려금을 주는게 관례였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아예 당론으로 선물을 하지 않기로 결의까지 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빠듯한 상황속에서도 꼭 챙기는 분야는 있다. 바로 당사무처 요원들이다. 민자당의 경우 지난 주말 조익현 경리국장이 황 총장에게 『고생한 사무처 직원들에게는 뭔가…』라고 어렵게 건의를 하자 황 총장이 『고향에 내려갈 때 부모선물을 사가야지』라면서 보너스 지급을 지시했다 한다. 금액은 국장 70만원 부국장 60만원 부장 50만원 대리 30만원 여직원 20만원선. 민주당도 이기택대표가 1천만원,당비 2천만원 등 3천만원으로 실무당직자 1백50여명에게 20만원씩을 주었다.
의원들은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양로원 고아원 소년소녀가장 환경미화원 등을 방문하는 것은 계속하고 있다. 민자당의 김정수 서청원 이긍규 권해옥 강재섭 이명박 나오연,민주당의 김원기 김덕규 김태식의원 등이 대개 이런 식의 귀향활동을 하고 있다. 이중 나환자촌을 방문하는 권해옥의원이나 전투경찰을 순회방문,위문품을 주는 이명박의원,현수막으로 추석인사를 대신하는 신순범의원이 색다른 추석활동을 하는 케이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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