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냉전 비극… 미래교훈삼아야”/내달 9일 추모식·현지 비건립 추진한국 외교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된 「버마 아웅산 폭발사건」이 오는 10월9일로 10주기를 맞는다.
83년 이른바 「전두환 경제외교」의 첨병으로 아시아 5개국 순방길에 올랐던 대통령 일행이 북한쪽의 폭탄테러를 받아 당시 부총리와 외무장관 등 외교사절 17명이 사망했던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지금 벌써 잊혀져가고 있다. 외무부는 이 사건이 5공때 일어났던 일로서 5공 청산과 함께 역사속으로 묻혀가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문민정부 아래서 처음 맞게 되는 오는 10월9일의 10주기 행사를 보다 의미있게 보낼 계획을 세웠다.
외무부는 우선 이날 한승주 외무장관과 홍순영차관 등이 참석하는 부차원의 공개추모식을 갖기로 했다. 토요일인 9일 아침 국장급 이상 외무부 간부 전원이 「의무적」으로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키로 했으며 참배후 별도의 추모식을 갖기로 했다.
현재 외무부가 예상하고 있는 참석인원수는 2백여명. 외무부 과장급 이상 간부 1백60여명과 순국외교사절 17명의 유가족,5공 당시 그들의 안타까움을 다소나마 덜어보기 위해 설립됐던 세종연구소(옛 일해재단)의 임직원들을 모두 초청했다. 한 장관은 추모식에서 직접 작성한 추모사를 통해 『냉전이란 시대적 상황이 빚은 어처구니 없었던 사건을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에 묻으며 새로운 미래의 지평을 위한 전기로 삼아야 할 것』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한 장관은 당시 순국했던 김재익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는 동서관계로 이 사건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까지 갖고 있다. 한 장관의 부인 이성미교수(정신문화연구원)은 고 김 수석의 미망인인 이순자교수(숙명여대)의 친동생으로 한 장관은 「아웅산 폭발사건」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었으며 그 결과로 생겨난 일해재단이 5공 청산과정에서 세종연구소로 바뀜과 동시에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해 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느껴왔던 터였다.
한 장관은 추모식이 끝난뒤 저녁에는 한남동 공관에서 추모만찬도 베풀 계획이다. 순국 외교사절의 유가족은 물론 외무부 장·차관 및 차관보들을 부부동반으로 초대했다. 또 83년 당시 순국했던 다른 부처의 장·차관들에 대한 추모의 정도 나누기 위해 경제기획원 재무부 상공자원부 농림수산부 과학기술처의 차관보급 이상 대표들도 부부동반으로 함께 초대했다.
외무부는 이와함께 미얀마(구 버마)정부와 추모비 설립문제도 조심스럽게 재추진해볼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90년 10월 사건 발생 7주년만에 미얀마정부로부터 현장방문이 허락된 유가족들은 현지의 추모비 건립을 요구했으나 『옛 버마정권의 창피한 기억을 성역(아웅산 묘역)에 남겨놓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었다.<정병진기자>정병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