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14회 5명 대법관 “물망”/사시 출신들 법원장시대 열듯윤관 신임 대법원장보다 대법관 임명서열이 앞선 최재호(고시 7회) 박우동대법관(고시 8회)이 25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대법원의 조기개편이 불가피해졌다. 또 27일 윤 대법원장이 정식 취임하면 재산문제로 물의를 빚은 법관들과 이른바 「정치판사」 등 논란대상이 되고 있는 법관들에 대한 사퇴유도 등 「정리」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사법부 전체에 대폭적인 인사돌풍이 일 전망이다.
사법부 내외에는 대법원장보다 선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기가 보장된 대법관들이 퇴진하는 것은 관례에도 없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또 원칙을 중시하는 윤 대법원장의 평소 소신에 비춰 사표를 반려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윤 대법원장 임명을 계기로 사법부 개혁에 대한 안팎의 기대와 요구가 한층 높아진 상황이어서 대체로 두 대법관의 용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박 두 대법관도 『변혁의 시기에 선임자가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용퇴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후임 대법관 후보로는 현재 대법관중 하위서열 3자리에 있는 고시 13회 출신 대법관들과 이들의 동기인 김승진 사법연수원장 이영모 서울고법원장 이정락 서울형사지법원장 등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고시 13회에서 이미 대법관 3명이 배출된 점을 감안하면 같은 기수에서 1명 이상이 추가로 대법관으로 임명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고시 14회에서는 법원장급 5명중 김성일 대전고법원장 김형선 부산지법원장 이재화 서울가정법원장 고중석 대전지법원장 등이 유력 후보들. 그리고 고시 15회의 정귀호 춘천지법원장 고재환 법원행정처 차장 정상학 대구지법원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윤 대법원장 체제가 문민시대의 사법부를 연다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다 사법부 개혁과 세대교체 요구가 높은 상황임을 고려할 때 사시 1회에서 대법관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고법부장급인 사시 1회 출신을 법원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서열을 중시하는 법원 인사관행에 비추어 지나치게 파격적인데다 내년 7월 대법원의 대규모 개편을 앞두고 있어 사시출신 법원장시대를 여는 것으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영식 전 광주지법원장이 재산공개 파문속에 퇴임,4자리가 비게 된 법원장 인사에서는 이임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성 법원 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사시 1회(모두 5명)중 3∼4명이 승진할 전망이며 사시 2회의 기용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어디까지나 최·박 두 대법관의 용퇴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윤 대법원장보다 대법관 서열은 아래이지만 고시기수가 빠른 8회 출신의 김상원대법관 9회의 배만운 김용준대법관의 거취표명 여하에 따라 당초 이들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7월로 예정됐던 대법원 대폭 개편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문민정부 출범이후 변화와 개혁이 시대의 대세인 만큼 얼마남지 않은 대법원 개편시기를 앞당겨 이번 기회를 인적개혁의 시기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김승일기자>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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