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수매 결정 난항 예상/물가·성장률에도 악영항/쌀수급엔 어려움 없을듯주곡인 쌀생산이 출수기에 이상저온으로 인한 냉해피해로 80년이후 13년만에 흉작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촌가계는 물론 우리 경제전반에 큰 짐을 지울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수산부가 23일 발표한 쌀 예상생산량 3천2백78만섬은 올해 예상량의 3천6백50만섬에 비해 10.2%인 3백72만섬이 줄어든 것으로 농림수산부가 작황조사직전 예측한 2백50만섬 감수를 1백22만섬이나 넘는 것으로 나타나 냉해피해의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부는 이달 중순 작황조사 직전 8월 하순들어 기상조건이 좋아져 3천4백만섬의 평년작 수준이 예상된다고 밝혔었으나 실사결과 조생종지역의 피해가 의외로 많이 늘어났고 2모작지역의 출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감수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쌀생산의 감수는 농가소득의 감소와 물가상승 경제성장률 저하 등의 각종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로서도 계절진폭허용을 주요골자로 한 안정개혁 방안을 추진하는데 첫해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쌀생산량 감수분을 금액으로는 환산하면 7천5백억원. 지난해 기준 국민총생산(GNP)의 0.3% 가량에 해당하는 수치인데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4% 가량에 그칠 것으로 감안하면 쌀생산량 감소가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또 쌀이 농업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의 경우 43.7%,전체소득에서 22.2%를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쌀생산량이 10% 이상 줄어든다는 것은 농가가계에 상당한 짐을 지울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농민으로서는 소득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올해의 추곡수매량의 대폭 확대와 수매가의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추곡수매량을 평년 수준인 8백만∼9백만섬 이상 늘리기는 힘든 실정이고 수매가의 인상률도 지난해 6% 보다 낮출 움직임이므로 추곡수매의 결정이 상당히 난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아울러 쌀의 계절진폭이 내년도부터 5∼7% 허용되고 쌀 수확량의 감소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할 때 내년 봄께부터 소비자물가가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견된다.
농림수산부는 이같은 쌀생산량 감수에도 불구하고 쌀수급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 수확량이 1년간 쌀수요량인 3천5백만섬에는 못미치더라도 올 수확기 이전인 10월말 기준 정부보유쌀이 1천2백40만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91∼92년산 일반미만도 4백60만섬에 이르므로 쌀수입의 우려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년은 무사히 넘긴다고 하더라도 해마다 쌀 재배면적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90년이후 쌀생산량 감소비율이 소비량 감소비율을 앞서고 있는데다 올해와 같은 기상이변이 또 오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이번 냉해를 계기로 쌀수급에 대한 중장기대책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박영기기자>박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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