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기 「정치독립」 확보 주목/축재의혹 인사등 처리 “시험대”「윤관 대법원장」의 등장은 우리 사법부가 진정한 의미에서 새시대를 맞게 된다는 역사성을 띠고 있다.
이같은 평가는 윤 대법원장 지명자가 사회 전체의 전환기에 사법부 개혁의 중대한 과제와 기대를 안고 있다는 사실에만 근거하는 것이 아니다.
윤 대법원장 지명자는 문민대통령에 의해 선택돼 민의를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문민국회의 동의를 거쳐 임명되는 문민시대 최초의 대법원장이란 점이 무엇보다 두드러진다. 이점에서 그는 단순히 물러난 전임 대법원장을 잇는 계승자가 아니라 사법부의 새시대 개막을 알리는 상징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는 오랜 법관생활을 통해 청렴성과 소신을 높이 평가받아 법조계 안팎의 신망을 얻어왔다. 또 89년 10월부터 중앙선관위원장을 맡아 여러차례 선거를 중립적 위치에서 공명정대하게 관리,선거풍토개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여야 정치세력 모두로부터 받았다.
여기에 덧붙여 그는 평소 사법부에 「큰 개혁」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주변에 피력해와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시급한 시대적 과제로 대두한 사법부의 개혁작업을 이끄는데 적임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 대법원장 지명자도 정식 임명과 함께 사법부의 권위 회복과 제도개혁을 최우선의 과제로 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사법부」를 만들겠다는 소신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법원장 지명자의 이같은 소신과 포부는 사법부가 처해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극히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문민시대의 첫 대법원장으로서 오랜 권위주의시대하에서 숱한 굴곡을 거치며 부정적 그림자에 덮여 있는 사법부를 진정 거듭난 위치와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는 쉽게 긍정적 기대만을 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새시대의 사법부가 안고 있는 가장 중차대한 과제는 진정한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라는데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또 적극적 법률해석 등을 통해 인권시장과 복지향상 등 문민시대의 이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현직 대법관중 원심파기율이 가장 낮은 대법관으로 기록되고 있다. 법관으로서의 성향이 「보수적 원칙주의자」임을 읽게 하는 기록이다.
이는 신임대법원장으로 가장 유력시됐던 이회창 감사원장이 권위주의시대하에서 대법원 판사와 대법관으로 두드러지게 많은 원심파기 판결과 소수의견 및 개별의견을 내면서 「진보적 원칙주의자」로 불린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물론 윤 대법원장 지명자도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권력과 여론,입법부와 행정부 등 모든 외부 간섭으로부터의 사법부 독립』을 지상과제로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전환기의 거센 변혁의 소용돌이속에서 얼마나 강고한 소신과 의지로 사법부의 독립을 확보,지켜나갈지는 앞으로 시험돼야 할 문제다.
윤 대법원장 지명자가 이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는 당장 현안으로 남아있는 축재물의 법관 및 이른바 「정치판사」 논란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부터 여론의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윤 대법원장 지명자는 취임과 함께 문제법관 처리와 인사 쇄신을 위해 빠르면 10월초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축재물의 법관에 대해서는 『여론의 비판과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소신을 이미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판사」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사건을 맡은 것만으로 문제가 될 수는 없고,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견해인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그는 실추된 사법부 원상회복을 위한 개혁적 인사를 단행하되,자신의 소신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엄정함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장현규기자>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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