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 “옐친지지” 군사훈련/의회,「위헌처벌」 법개정안 마련○서방 옐친지지 불만
○…옐친 대통령의 정적들은 22일과 23일 이틀간 서방 진영이 옐친지지를 거듭 표명하자 당황하는 빛을 감추지 못했다.
22일 옐친의 의회 해산조치는 위헌이며 따라서 탄핵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던 발레리 조르킨 헌법재판소장은 『옐친을 지지하는 서방 사람들에게 그들의 지도자가 옐친처럼 행동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묻고 싶다. 그들은 즉각 지도자를 축출했을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최고회의 의장은 잠을 못자 초췌한 모습으로 『의회는 경제개혁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그 속도를 국민의 요구에 맞추자고 하는 것일 뿐』이라며 의회를 보수 반동 집단으로 보는 서방의 시각을 비난했다.
○의사당 단수등 검토
○…러시아 의회는 자신들이 수세로 몰리는 상황을 뒤집기 위해 총반격에 나서고 있다.
강경파 의원들은 22일 의사당 건물안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옐친 대통령을 위헌 혐의로 사형에 처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을 채택했다고 이즈베스티야지가 전했다.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 개정안은 위헌에 대해 징역 12년에서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슈메이코 러시아 제1부총리는 의회의 활동을 중지시키기 위해 보수파가 장악하고 있는 의사당 건물의 전력가스 물 공급을 끊을 것을 검토중이라고 인테르팍스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미 “경원 예정대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서방 주요국들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공동체(EC)도 22일 옐친을 지지하고 나섰다.
나토의 한 대변인은 『러시아의 정경 개혁의 지속은 절대 필요한 것』이라며 옐친을 지지했다.
EC 의장국인 벨기에 정부는 이날 외무장관 성명을 통해 『의회 해산 조치는 정국 불안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논평했으며 반 덴 브로크 EC 대외관계 담당집행위원도 옐친 대통령에 대한 전폭지지를 표시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2일 의회지도자들과 만나 옐친에 대한 지지를 이틀째 거듭 밝혔다.
미 행정부와 의회지도자들은 22일 옐친 대통령의 정치적 장래와는 관계없이 25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경제지원을 예정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발지역에 특사파견
○…러시아의 각 지방정부가 대체로 옐친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반발 움직임이 보임에 따라 이들 지역에 옐친 대통령의 특사가 파견됐다고 필라토프 대통령 행정실장이 22일 밝혔다.
당초 관망적 자세를 보이던 지방 정부들은 22일 상오부터 태도 표명에 나서고 있는데 모스크바 연해주 스타브로폴 등 10여개 지방을 시작으로 친옐친 세력이 늘고 있는 반면 노보시비르스므 이루크츠크 이바노보 등 일부 지역만이 반옐친을 표시했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벨로루시 키르기스 카자흐 에스토니아 몰도바 등 러시아인접 공화국 지도자들도 옐친을 조심스레 지지하는 성명을 냈으며 군중들의 지지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 포고령 무관심
○…「러시아 여론조사센터」가 모스크바 시민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51%가 옐친을 지지하고 25%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응답자의 4분의 1에 가까운 수가 이번 옐친 포고령의 내용을 잘 모르거나 의견이 없다고 밝혀 정치적 무관심을 드러냈다.
○“군 끌어들이면 폭발”
○…그라초프 국방장관이 군부의 옐친지지를 재차 천명한 22일 러시아 일부 도시에서는 옐친지지를 과시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 벌어졌다.
그라초프 국방장관은 이날 『군대는 군최고사령관으로서 옐친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거듭 밝히고 군대는 의회가 국방장관으로 임명한 아찰로프 장군의 명령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라초프 장관은 현재 군 상황은 평온하지만 누구든 정치적 술책으로 군을 끌어들이면 걷잡을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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