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비자금 사용내역 규명 미흡/카지노수사 싱거운 종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비자금 사용내역 규명 미흡/카지노수사 싱거운 종결

입력
1993.09.24 00:00
0 0

◎정·관·언 연결고리등 의혹 그대로/외화유출·탈세 추가적발로 그쳐지대한 관심을 모았던 검찰의 카지노업계 비리수사가 국세청으로부터 고발된 3개 업소 관련자 5명을 구속하고 탈세액과 외화유출 혐의를 추가로 밝혀 낸 것으로 싱겁게 끝났다.

검찰은 나름대로 무성하게 나돌던 외화유출 의혹을 수사를 통해 확인한 것을 큰 성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슬롯머신 사건에 이어 또 한차례 정계 관계 언론계 연결고리에 대한 대대적 사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카지노수사는 수입금 누락으로 조성된 비자금이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된 사실을 밝혀내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달 27일 국세청의 고발을 접수한 이후 본격수사에 착수했던 검찰은 9일 워커힐카지노 운영업체인 (주)파라다이스투자개발 부회장 김성진씨(63)와 오림포스관광산업 회장 유화렬(65),부산 파라다이스비치호텔 관리부장 안홍규씨(48) 등 3명을 탈세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워커힐카지노 해외지점 등의 「장부거래」를 통한 외화유출 혐의를 포착,워커힐카지노 경리부장 김한기씨(45) 등 2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검찰이 밝혀낸 워커힐카지노의 외화도피 수법은 예상대로 장부거래 방식. 이 회사는 우선 일본 동경사무소 등에 도박자금을 맡기고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현지에서 약속어음의 일종인 횡선 바레시트(VALE SHEET)를 발행,이를 근거로 칩을 바꿔주고 국내 카지노에서 자금을 빌릴 경우 고객이 작성한 비횡선 바레시트를 담보로 칩을 교환해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와함께 영업수입이 많은 날을 골라 고객에게 칩을 교환해주고 받은 현금과 수표를 담아놓은 드롭박스에서 수표뭉치를 빼낸 뒤 그 나머지만으로 입금 현황표를 작성하는 방법 등으로 1백22억여원의 조세를 포탈했다.

또 관심을 모았던 카지노지분 소유자들은 주주명부상 해외도피중인 전 회장과 계열회사 임원 15명으로 등재돼 있으나 구속된 부회장 김씨는 자신(10%)과 회장 전씨(90%)가 실제 소유자라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카지노 영업허가가 경찰청장의 사전승인후 관할 시·도지방경찰청장이 허가하며 3년마다 허가를 경신해야 하는데 허가요건이 까다로워 로비 및 특혜의혹이 제기돼 왔던 점을 고려하면 비자금 사용내역 등에 관한 검찰수사는 미진한 부분으로 남는다.

한편 워커힐카지노는 탈세 및 외화유출 혐의가 확인됨에 따라 현행법상 해당액 만큼 추징되는 것은 물론 이의 2∼5배가량의 벌금형이 병과돼 6백억원 이상을 물어야 할 판이어서 당분간 상당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정희경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