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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속의 한국문화재(두암컬렉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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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속의 한국문화재(두암컬렉션:2)

입력
199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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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김용두씨 「소장품 도록」 출간/청동기∼조선 도자기연구 “새지평”/은은한 선·색의 청·백자등 300점… 선인들 장인정신 엿보여우리 도자기는 참으로 가슴에 저려오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동아시아의 중국과 일본 도자기는 뛰어나고 비잔틴과 유럽문화가 만들어낸 도자기 또한 일류 수준이지만 우리 청자와 백자가 지닌 아름다움은 그 격을 달리하는 세계 최고의 걸작품들이다.

한국도자기는 정교한 물레질과 휘황찬란한 채색을 앞세우지 않는다. 단순한 몸체와 담백한 색깔이 이 땅의 자연과 잘 어우러지고,사기장들의 장인정신이 투철하게 배어 있다. 중국청자의 비색이 깊은 호수와 같다면 고려청자의 비색은 산곡을 흐르는 맑은 물과 같다.

두암 김용두씨는 일본에 건너간 한국도자기를 집념을 갖고 수집했다. 우리의 아름다움이 한껏 드러나는 그의 소장품을 보면 한점 한점 모을 때마다 절절히 가슴을 쳤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청동기시대의 붉은 토기부터 가야의 질그릇을 거쳐 삼국시대의 뚜껑달린 항아리에 이르기까지,그리고 고려인이 만든 청자병에서 조선사람이 물레질한 분청사기까지 3백여점의 다양하고 독특한 그릇들을 모았다. 특기할 것은 그가 모은 그릇들이 모든 시기에 걸쳐 있어 우리나라 도자기의 발달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중 12세기 고려청자병(철채음각목단당초문화형병)과 완형 그대로인 15세기 분청사기병(분청사기박지목단당초문편병) 분청사기 비늘무늬 제기병(분청사기철원어린문보) 그리고 18∼19세기 백자 연적(백자동화당초문쌍복연) 청화백자 벼루갑(청화백자운용산수문연갑) 등은 국내에 없는 희귀한 유물이다. 15세기 분청사기병과 비늘무늬 제기는 일본의 중요문화재(우리나라 보물에 해당)로 지정됐다.

특히 18세기 작품인 백자병(백자동화연화문곤)은 모양과 그림 모두가 발군이다. 표면에 붉은 산화동으로 그림을 그리고 형태를 다듬지 않아 텁텁한 맛이 난다. 이 백자의 연꽃무늬는 필치가 유난히 활달하다. 담청색이 은은히 빛나는 회백색 표면에 군더더기 없이 주제만 간결히 표현해서 고급스러움이 가득하다. 넉넉한 여백엔 고고한 품위가 은은하다.

15∼16세기의 비늘무늬 분청제기(분청사기철화어린문보)에는 색다른 풍이 감돈다. 본래 이런 모습은 대나무로 만드는 제기의 형태이다. 모서리는 각이 지고 안은 둥근 곡선을 이룬다. 사기로 똑같이 만들고 백토를 입힌 뒤에 철분 채색물감으로 비늘을 꽉차게 그려 넣었다. 고기비늘은 크기가 각기 다르다. 틀을 대서 그리지 않고 사기장들이 유연한 마음으로 그려서 여유가 가득해 보인다.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두암의 도자기는 개인 소장품 가운데 질적으로 가장 우수해서 볼 때마다 명품중의 명품임을 느낀다. 한국도자기에 대한 심미안은 일본사람들이 어느나라 사람보다 높다. 두암도 뛰어난 안목으로 우리 도자기를 선별해서 수집했다. 이제 이것들을 우리 도자기연구의 중요품목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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