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라는 강제적 잣대로 문학작품 평가는 슬픈일”/「즐거운…」는 원초적 욕구 표현「광마일기」 「즐거운 사라」 등의 작품으로 외설시비를 불러일으켜 지난해 10월 검찰에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연세대 마광수교수(42·국문학)가 22일 하오 5시30분 연세대에서 「문학과 윤리」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음란문서 제작혐의로 현재 서울형사지법에서 항소심 계류중인 마 교수는 강의정지 6개월만의 강연회에서 『상상력과 허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표현한 문학작품이 법이라는 잣대로 마음대로 재단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심경을 피력했다.
마 교수는 또 교훈주의·경건주의보다는 재미를 주는 「가벼움의 미학」이 자신의 글쓰기방식이라고 설명하면서 「광마일기」나 「즐거운사라」 등은 『이탈적인 꿈속의 본능행위 등을 그대로 표출한 작품에 불과할뿐 결코 외설적인 성애소설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강연회는 마 교수가 구속된 후 줄기차게 석방 및 복직운동을 벌여온 「마 교수 강단복귀를 위한 대책위」(공동위원장 김하수 연세대 국문과교수 등 2명)가 교내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성사됐다. 지난해 12월부터 마 교수 복귀를 위해 4천6백여명의 서명을 받은 대책위는 초기엔 국문과 대학원생과 학부생들로만 구성됐으나 지금은 김 교수 등 연세대 출신 교수 50여명과 동문 5백명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대책위 집행위원회 윤여창씨(28·국문과 석사과정)는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같은 작품들도 순수문학이냐 도색문학이냐의 시비끝에 결국 순수문학만으로 판정됐다』며 『시대가 바뀐 만큼 문학작품을 평가하는 외설잣대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마 교수를 직위해제한 연세대측은 「형사사건에 기소된 교원엔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학교정관에 의해 직위해제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앞으로 재판결과에 따라 최종 징계방침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박정철기자>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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