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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위주 「조직안정」에 초점/경찰 고위간부 35명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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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위주 「조직안정」에 초점/경찰 고위간부 35명 인사

입력
199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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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후보 최고참 서울 청장에/「복국집」 물의 박 청장 승진기용경무관이상 현직 58명중 35명이 자리이동을 하는 경찰 고위간부의 대규모 인사가 22일 실시됐다. 경무관 14명에 대한 후속전보인사도 빠르면 23일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김효은 전 경찰청장의 전격사퇴후 김화남 청장체제로 새 출발한 15만 경찰조직의 수뇌부진용을 새로이 구성한 이번 인사는 일단 규모면에서는 「물갈이」에 값하는 것이긴 하나 경찰의 조직특성상 서열위주의 인사관행을 과감히 탈피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청장도 『개혁시대에 걸맞는 혁명적 물갈이로 경찰조직의 변화를 꾀했다』면서도 『능력과 서열을 함께 중시,안정의 측면도 감안했다』고 인사기준을 말해 「인사를 통해 경찰개혁」에 대한 요구와 급격한 변화에 따를지 모를 조직동요 사이에서 고심했음을 시사했다.

경찰청장과 차장이 모두 고시출신으로 채워져 조직변화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가하면 서울경찰청장에 현 간부후보 출신중 최고참(14기)인 이기태 치안정감이 승진임명된 것은 안정에의 희구를 드러내는 포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88년,89년 주요보직 기용. 이종구 경찰청 기획관리관과 조성빈 경남청장 김세옥 경찰청 경비국장 황용하 경찰청 방범국장 등 7명이 치안감으로 승진,수뇌부의 허리를 두텁게 한 점은 검찰내부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승진이 가능했던 것은 김 청장 취임식후 여관구 전 서울 경찰청장,김종일 전 경찰대학장,최재삼 전 해양 경찰청장 등 치안정감 3명이 잇달아 사퇴함으로써 자리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서울청장으로까지 거명되던 전 해양청장의 사퇴는 타의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인의 반발도 나타나 이번 인사배경의 일단을 보여주기도 한다.

재산공개이후 계속 구설수에 올랐던 송해준 전 전남청장과 박양배 전 제주청장이 대기발령된 것은 경찰사정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인물은 역시 치안정감으로 승진기용된 박일용 해양경찰청장.

박 해경청장은 「부산 초원복집사건」의 당사자로 직위해제됐다가 복직했는데 인사를 앞두고 서울 경찰청장 발탁설이 나돌기까지 했으나 일단 승진하는데 그쳤다. 박 청장은 같은 사건당사자인 정경식 대구고검장이 지난 17일의 검찰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한 사례도 있어 서울청장 확정설까지 나왔다가 막바지에 해경청장에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내부에서는 그간 비리사건에 연루돼 대기조치됐던 여러 인사가 주요 보직으로 복직한데 대해 『경찰 조직생리상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이번 인사가 진정한 의미의 개혁적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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