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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미래의 안전한 투자”/지메스 주한 독 대사 통독 기념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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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미래의 안전한 투자”/지메스 주한 독 대사 통독 기념강연

입력
199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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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상당한 시간·노력 필요/한민족 조만간 소원성취 확신독일이 통일된지 오는 10월3일로 만 3주년을 맞는다. 디터 지메스 주한 독일 대사는 21일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통일 독일의 제문제」라는 제목으로 통독 기념강연회를 가졌다. 지메스 대사의 강연내용을 간추린다.<편집자주>

89년 11월9일 베를린장벽이 무너진지 불과 열달만에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다. 같은해 11월28일 콜 총리는 독일 통일의 10단계 계획을 발표했고 90년 5월 서독과 동독정부 사이의 통일회담,7월 통화 통일에 이어 같은해 9월에는 통일조약이 체결되었다. 그리고 90년 10월3일 마침내 구 동독의 서독편입 선언으로 형식적인 통일절차가 완결되었다.

동독이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됐다는 말은 동독이 서독의 법 사회복지 경제 재정의 체계를 전부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동독지역에 당장 새로운 행정기구가 필요했으나 동독출신의 법률가로서 이제 전적인 효력을 갖게 된 연방법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고 교육 군부 등 여타부문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라 서독 사람이 동독의 국가기능을 광범위하게 인수하는 일이 시작되면서 동독 사람이 어떤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상상할 수 있다. 통일이후 3년간 수천명의 구 서독 공직자가 동독 행정구조의 개편작업을 돕고 있다. 이 작업은 법절차의 간소화,투자조건의 완화,건설촉진 및 공해방지 입법 등을 포함한다.

구 동독경제가 서독경제와 평준화를 이루는 시기는 당초 빠를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는 소련 등 구 공산권의 몰락을 예상못한 때문이었다. 동독지역의 일부 노동자들이 서독지역에 취업하면서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동독지역의 실업률은 금년 7월 현재 15.5%로 서독 실업률의 2배 이상이다.

독일정부는 동독의 부흥을 위해 연방예산 1천1백80억마르크(약 59조원)를 투입,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동독의 신규투자와 경제부흥의 최대장애는 토지소유의 문제이다.

당연시되던 국가소유가 해체되면서 누구를 소유권자로 인정하느냐는 실로 엄청난 난제이다.

구 동독이 모든 국가재산을 민영화하기 위하여 국영기업관리청(Treuhandanstalt)이라는 새기구가 창설됐다. 이 기구에는 최선의 조건으로 최단시일내의 매각이라는 엄청난 임무와 더불어 공산 국유재산 전부가 위임됐다. 실제로 국영기업관리청이 나라 전부,국가전체를 매각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통일이 서독에는 무거운 재정적 부담이다. 그러나 통일은 미래를 향한 하나의 안전한 투자이기도 하다. 동독지역은 첨단산업기지,유럽 최신의 산업기지가 될 것이다.

통독이후 수천억마르크가 경제,행정,보건사회체계의 개선을 위하여 신생연방주에 이체됐다. 연대조약(고통분담조약)으로 연방과 주는 또 한번 대대적인 지원프로그램에 착수했다. 물론 동서독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리라는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동독인들은 통일만 되면 즉시 서독인들처럼 돈을 잘 벌고,좋은 집에서 살며 좋은 차도 타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공산주의에 자신의 삶을 기만당해온 사람들의 정당한,때로는 정당하지 않을 수도 있는 기대를 급속하게 성취시켜줄 묘책이 있을까. 이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대로 자유롭게 삶을 꾸려갈 기회가 없었고 자유세계를 알 기회가 없었다. 공산주의가 못쓰게 만든 것은 번영을 누리던 동독의 경제뿐만이 아니다. 그 치하에 살던 사람들도 창의력을 발휘할 능력을 완전히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상실하게 됐다.

오늘날 독일정치와 독일인 모두의 최대과제는 진정한 의미의 통일성취이다. 즉 인간의식속에서 통일을 성취하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수용과 상호이해는 공동작업과 문화교류에 못지않게 동서를 막론하고 독일인 하나 하나가 새 독일안에서 동등한 권리와 품위를 지닌다는 의식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나 우리는 지금 그곳을 향한 정도를 걸어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독일정치와 국민 모두의 최대과제인 것이다.

독일 통일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르나 나는 한민족도 빠른 시일안에 통일을 성취하게 되고 그에 따르는 당면문제를 해결하게 되리라 확신하면서 이 강연을 끝내고자 한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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