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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회생 노린 포석/가이다르 부총리 재기용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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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회생 노린 포석/가이다르 부총리 재기용 의미

입력
199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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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개혁정책 지속 추진할듯/의회선 정부계획안 무산기도러시아의 급진경제개혁정책을 추진했던 예고르 가이다르 전 총리대행(37)이 9개월여만에 제1부총리겸 경제장관으로 내각에 복귀하자마자 러시아정국은 또 다시 파란에 휩싸이고 있다.

옐친 대통령이 그를 재기용한 것은 무엇보다도 최근 불협화음을 빚어온 경제팀을 재정비하여 악화일로의 경제상황을 반전시켜보려는 것이다.

옐친의 경제팀은 그동안 보수성향의 로보프 제1부총리와 급진개혁파인 표도로프 부총리가 반목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잃고 표류해왔다.

가이다르를 로보프와 교체함으로써 일단 내각이 균형을 찾게 됐으며 급진적인 개혁정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매달 20∼30%에 이르는 초인플레에 제동을 거는 긴축통화정책과 사유화 및 민영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또 러시아의 경제개혁에 의구심을 품어왔던 국제통화기금(IMF)과 서방 각국에 심리적인 안도감도 주게 돼 현재 집행이 유보된 15억달러의 IMF 원조기금을 다시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옐친은 경제적 측면 이외에도 급진경제정책의 상징인 가이다르를 내세워 최고회의의 어떤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정치적 시위까지 노리고 있다.

최고회의는 엄청난 재정적자를 요구하는 예산을 통과시키는 등 옐친의 경제정책에 노골적인 공세를 벌여왔다.

이제는 가이다르와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얼마만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문제로 남았을 뿐이다.

체르노미르딘은 옐친에게 가이다르를 기용토록 건의한 것이 바로 자신이라면서 절대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두사람의 개인성향이나 정책노선 등을 볼때 화합을 이루기가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체르노미르딘이 현재의 경제난국을 단기간내에 타개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이다르를 재기용,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책략으로 의심하는 측도 있다.

한편 의회는 옐친이 보수세력과 전면전을 위해 가이다르를 재등용한 것으로 판단,결사항전의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즉 경제정책을 통제하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정부의 몇몇 주요경제계획을 무산시킬 법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급진개혁파의 환영과 보수파의 반발 사이에 가이다르가 1년전처럼 잇단 충격요법식의 급진정책을 추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민동맹 지도자중 하나인 아르카디 볼스키 산업동맹회장은 『과거 가이다르가 탁상공론식 정책을 폈으나 그동안 실물경제를 경험하면서 보다 현실적인 견해를 갖게 됐다』면서 안정에 바탕을 둔 경제정책을 강조했다.

가이다르는 그러나 『러시아가 더 이상 국가가 통제하는 경제정책을 수행해서는 안되며 개인이 경제의 주체가 돼야만 한다』고 종전의 견해를 바꾸지 않고 있다.

옐친이 러시아 역사상 가장 현명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던 가이다르가 위기의 러시아 경제를 어떻게 회생시킬 것인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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