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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실명제 충격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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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실명제 충격 벗는다

입력
1993.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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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료」 위주 거래 회복세/은행출입 재개… 현금 선호는 여전사채시장 일시 마비와 무자료거래 중단 등 실명제의 「파편」에 신음하던 재래시장이 서서히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매출부진에 따른 심각한 자금난에 추석대목 경기조차 실종됐지만 끊겼던 무자료 공급과 상인들의 은행 발걸음이 재개되면서 실명제 이전 거래관행이 조금씩 회생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리점과 대형 도매상 등 주요 무자료 공급원들의 활동중단으로 물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청량리 남대문 용산 등 재래상가들은 최근 소규모 무자료상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에는 불법 수입품 및 제조업체의 「밀어내기」식 물품공급 중단으로 무자료 전자부품 거래가 30% 가량 줄었지만 이달들어 공급량이 10∼15% 가량 회복됐으며 총거래의 절반이상을 무자료에 의존하던 식음료·주류·선물세트 등도 종전보다 약 30% 인상된 가격으로 매매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무자료상들은 기존 대규모 업자들보다 공급안정성은 뒤지지만 주로 도시외곽에 위치해 적발위험성이 적은 이점이 있다. 시장상인들은 『실명제 이후 무자료거래의 어려움이 많지만 정상적 유통경로에 참여할 경우 비용부담 상승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실명제 이후 무자료시장은 철저한 현금거래가 원칙. 현금이 부족하면 은행결제 대신 발행인이 대금과 교환하는 속칭 「문방구어음」이 자주 이용되며 안전한 결제확보를 위해 공증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금융거래 내역을 과세자료로 이용하지 않고 순인출액이 3천만원을 넘더라도 자금출처 조사를 않겠다는 정부의 「실명제 불안완화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은행거래도 점차 정상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남대문과 동대문 청계천 등 시장인근 은행지점에는 실명제이후 수신잔액이 10억∼20억원씩 감소했으나 이달들어 상인들의 예금이 늘어나면서 실명제 이전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상인들이 은행거래는 곧 자금조사라는 도식적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있다. 현금선호는 여전하지만 무작정 현찰만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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