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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 동참” 앙금풀 계기/김 대통령,정세영회장과 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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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 동참” 앙금풀 계기/김 대통령,정세영회장과 조찬

입력
1993.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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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규이후 노무관리 개선 인식/청와대,이례적 대화요지 소개김영삼대통령은 20일 아침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과 조찬을 함께 했다.

지난달 17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첫번째로 기업인 개별면담을 시작한지 15번째이다.

김 대통령이 기업인을 개별적으로 만나기 시작하자 재계에서는 『다음은 누구 차례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반국민도 관심을 기울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김 대통령이 삼성 이 회장에 이어 두번째로 김선홍 기아 회장을 만나자 그 차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기존그룹 서열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이 삼성 이 회장을 만난후 이경재 청와대 공보수석은 면담차례를 정하는데 있어 「노사화합」과 「자기변화 모색」이 기준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순서는 기아에 이어 세번째로 구자경 럭키금성그룹 회장까지는 적용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 「기준」이 계속 지켜지는게 무리인데다 그로인해 재계 서열이 다시 매겨지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을 감안한듯 이 공보수석은 다시 『앞으로는 지그재그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네번째 정명식 포철 회장부터 지금까지는 별다른 「기준」없이 면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오히려 그 이후의 관심은 새정부와 이런저런 이유로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기업 경영주를 만날 것이냐로 옮겨갔다.

지난 5월14일 방한중인 베트남 총리를 위한 청와대 오찬에 재계 대표들이 초청될 때 현대 정 회장과 김우중 대우 회장,최종현 선경 회장이 제외됐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관심 역시 김 대통령이 대우 김 회장과 선경 최 회장을 각각 만나면서 잦아들었다.

남은 관심이라면 현대 정 회장을 만날 것이냐,만난다면 언제쯤이냐였고 그 궁금증도 이제 풀린 셈이다.

김 대통령이 이날 정 회장을 만남으로써 청와대와 현대 사이에 생겼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됐느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주영씨 문제가 가로놓여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청와대측은 이날 이 문제에 대해 『현대는 현대이고 정씨 문제는 별개』라는 반응이었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오늘 현대그룹 경영주를 만난 것이지 정치인 정주영씨 동생을 만난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재판계류중인 정주영씨 문제와 이날 개별면담을 연결시키지 말라는 주문이다.

반대로 이 말을 뒤집어보면 적어도 현대그룹에 대한 청와대의 불편한 감정은 어느 정도 가셨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청와대는 현대가 벌어들인 돈을 실질적 경영주의 대통령 선거운동에 쓰는 등 한눈을 팔았기 때문에 올해도 노사분규가 재연됐다며 못마땅해 해왔다.

그러나 현대가 노사분규를 타결지은후 노무관리 등 경영전반에 쇄신을 꾀하기 시작하면서 청와대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감지됐다. 따라서 현대로서는 이날 면담에 의미를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청와대도 이전의 재벌총수 면담 때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대화요지를 소개하는 등 신경을 썼다.

김 대통령은 지금까지 삼성 기아 럭키금성 포철 대우 한진 선경 동아 효성 코오롱 삼양 한일 고합그룹 회장과 박상규 중소기업 중앙회장을 만났다.

김 대통령은 기업인들과의 개별면담 때 예외없이 노사화합과 함께 기술 및 설비투자를 통한 수출증대를 당부하고 있다.

청와대측은 이같은 김 대통령의 기업인 개별면담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전경련이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를 만들어 무역흑자 1백억달러 조기달성을 결의한 것 등도 김 대통령이 직접 분위기조성에 나선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대통령이 취임후 6개월 가까이 피해오던 재벌총수 개별면담을 시작한데는 사정정국에서 얼어붙었던 기업의 투자의욕을 부추기고 실명제 정착을 위해서는 이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말하자면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 현실에 바탕을 둔 것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김 대통령의 기업인 면담은 30대 재벌그룹을 포함,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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