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불안·초조속 “물갈이 대세론”/인사태풍권 경찰 표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불안·초조속 “물갈이 대세론”/인사태풍권 경찰 표정

입력
1993.09.21 00:00
0 0

◎“경우회등 처리미흡 개혁 실기/부패이미지 씻을 마지막 기회”/「14기생」·내사자 거취따라 인사폭 갈려15만 경찰조직이 태풍의 핵에 들었다.

20일 상오 김효은 경찰청장의 퇴임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경찰관계자들은 『예상은 했었다』는 반응이면서도 향후 경찰조직의 위상정립과 개혁방향을 두고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김 청장의 퇴임으로 경무관 이상 수뇌부는 물론 연이은 상급간부들의 대폭 물갈이로 사상최대 인사태풍을 맞을 것을 예상하며 후속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대법원장,검찰총장의 사임에 이어 사실상 최대의 공권력조직인 경찰에 불어닥칠 재산공개를 에워싼 돌풍을 예상했었으면서도 새 정부 출범이후 임명된 문민시대 첫 총수의 전격교체까지는 반신반의했던 것이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김 청장이 대선 당시의 공로를 인정받은 「대통령사람」으로 알려진데다 이미 3월의 차관급 재산공개 당시 부동산 과다보유 등으로 물의를 빚었음에도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청장의 퇴임은 일단 그간 슬롯머신사건,재산공개 등으로 물의를 빚고도 진퇴에 머뭇거려온 이들은 물론 특정 간부진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청장의 사퇴로 가장 거취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들은 김 청장과 경찰투신 동기인 간부후보 14기생들. 최재삼 해양경찰청장과 경찰청 국장·심의관급만 5명을 비롯해 여관구 서울경찰청장과 지방경찰청장 2명 등 14기들은 「14기 마피아」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사실상 경찰조직을 좌지우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번 재산공개로 공직자 사퇴 1호를 기록한 박노영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도 14기 출신이다. 이들의 거취에 따라서는 경찰이 문자 그대로 사상초유의 물갈이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지는 변수는 이번 재산공개로 경찰의 자체내사 대상에 오른 10여명의 간부들. 이중에는 경무관 3명과 총경 3명이 포함되어 있어 이들의 자진사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경찰재산공개자중 3위를 기록한 김 청장에 쏟아진 의혹으로 이들은 물론 여타 조직원들도 김 청장의 분명한 진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의간부에 대한 엄정한 사정이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을 표시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요인들만 보더라도 경찰수뇌부의 대폭 개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찰내외의 일치된 시각도 경찰이 이번 기회에 물갈이로 조직쇄신을 기해야만 한다는 것. 대다수 경찰조직원들은 『이번을 계기로 국립경찰은 진정 거듭나야 하며 이번 기회마저 놓친다면 경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을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른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또한 슬롯머신사건,경우회 사건 등 새 정부 들어서만도 경찰조직을 뒤흔들어 놓을만한 굵직굵직한 내부 진통을 겪고도 뒤처리에 머뭇거려 국민들에게 불신을 가중시켜 온 것도 물갈이대세론의 요인이다.

사퇴한 김 전 청장도 이날 『경찰이 거듭나고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의식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개혁·사정문제에서는 경찰이 항상 표적이 되고 얻어맞는 풍토가 경찰이 스스로 거듭나지 못하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요컨대 국민들은 권력의 경찰·부패한 경찰·조직생존에만 눈돌리는 경찰이 아닌,진정한 국민의 경찰로 거듭 태어날 것을 경찰에 요구하고 있다.<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