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린 돈도 어음수표 기피 보완인듯/이번주부터 추석 현찰수요 다시 증가전망실명제에 따른 불안심리로 현찰을 장롱이나 금고 등에 쌓아두는 현금퇴장현상이 일단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8월12일 실명제 전격 실시 이후 급격히 증가했던 현찰수요가 1조3천억원까지 늘어난 후 더 이상 늘지도 줄지도 않고 소강상태를 유지,추가적인 퇴장수요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일 재무부에 따르면 실명제 시행직전 8조8천억원이던 시중현찰은 실명제가 시행되자 하루평균 1천억원씩 시중에 풀려 12일만에 10조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실명제로 인해 자금노출을 기피하는 큰 손들이 거액의 현찰을 금고 등에 보관,앞으로도 엄청난 현찰이 시중으로 풀려 나갈 것이라는 현금퇴장설이 나돌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중 현찰이 실명제 실시 12일만인 지난달 25일 일단 10조원선에 육박한 것을 고비로 현찰인출 사태가 예상밖으로 급격히 진정돼 최근까지 20여일간 하루하루 평소와 같은 미세한 진폭만 있을 뿐 급증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9월 들어서도 시중 현찰은 지난 16일 현재 1천2백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쳐 실명제 직전과 비교해 총 1조3천억원가량이 증가한 상태에서 더 이상의 증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재무부는 시중현찰 유통증가가 자금추적 우려에 의한 어음수표 거래의 감소를 보완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실명제 이후 풀린 현찰이 모두 퇴장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실명제 후 현금퇴장 규모가 1조원 안팎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실제로 어음교환량 추이를 보면 7월엔 하루평균 15조7천7백억원이던 것이 실명제가 시행된 8월엔 14조5천4백억원으로 줄었고 9월 들어서는 16일 현재 하루평균 14조4천6백억원으로 공교롭게도 실명제 직전에 비해 현찰증가분과 같은 액수인 1조3천억원가량이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중에서 자기앞수표는 하루 교환량이 실명제 직전 3조4천억원으로 8천억원이 줄었다. 어음수표 역시 1조3천억원이 감소한 후에는 더 이상 줄지 않고 있다.
시중 경제수단 중에서 화폐와 어음수표가 두가지 대종임을 감안할 때 어음수표의 감소분을 현찰이 대신 메웠으며 그런 만큼 현찰의 실질적인 퇴장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실명제 실시에 따른 현금퇴장이 거의 없었고 있었다 하더라도 미미한 수준이었다는 분석인 것이다.
재무부는 추석(9월30일)을 10여일 앞둔 이번주부터는 다시 시중 현찰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는 현금퇴장 때문이 아니라 예년에도 2조5천억원 안팎에 이르는 추석 현찰수요가 본격화하는 탓이라고 분석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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