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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안보리 재상정 가능성/오늘 IAEA 정기이사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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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안보리 재상정 가능성/오늘 IAEA 정기이사회 개막

입력
1993.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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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촉구 1차 결의 “효능상실”/“협상보다 경제재재” 전기모색21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는 올들어 각각 2번씩의 정기 및 특별이사회가 그랬듯이 북한의 핵문제를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의제로 삼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는 그동안 IAEA로부터 유엔안보리,북한·미 고위급회담을 우회해 다시 IAEA로 넘어와 있다. IAEA와 북한은 현재 해결방안을 모색중이나 최근의 분위기는 어두운 편이다.

이는 7월 제네바 북한·미 고위급회담이후 기대를 모았던 IAEA와 북한간의 평양협상이 별다른 진전사항이 없이 끝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2차협상 재개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IAEA 협상대표단은 9월1일부터 4일까지 평양을 방문,문제가 되고 있는 영변지역 핵폐기물 시설 두곳에 대한 특별사찰 문제 등 양측간의 현안을 논의했었다. 협의내용은 구체적으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IAEA 대변인은 『별다른 합의사항이 없이 끝났다』고 발표했다.

북한측은 최근 2차협상을 평양에서 속개하자고 IAEA측에 제의했으나 IAEA측은 북측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아직 후속협상 개최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AEA는 2차 협상은 빈에서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현 상황이 부정적인 또 다른 요인은 남북대화 및 북한·북미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문제는 최근 IAEA와 북한,워싱턴과 평양 당국,남북한 당국간이라는 3개의 축을 중심으로 연계적으로 진행돼왔다. 이는 북한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이후 위기상황에서 개최된 제네바 북한·미 2단계 고위급회담에서 합의된 구도이다.

북한은 핵카드의 중요한 목적인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두달내에 IAEA 및 서울과의 대화재개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IAEA와의 협상과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한 실무접촉을 제의한후 막상 테이블에 앉아서 보여준 변함없는 태도에 실망했다. 미국은 최근 북한측에 IAEA 및 한국과의 협상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어야만 3단계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통보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개최되는 IAEA 정기이사회와 연차총회(9·27∼10·1)는 우선 한스 블릭스 사무총장으로부터 북한과의 협상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한다. 현재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과거 이사회가 했던 것처럼 북한에 핵안전협정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의 채택이다. 이 결의안에는 북한 핵문제를 다시 유엔안보리와 총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 핵문제가 다시 유엔안보리로 넘어간다면 안보리는 5월11일의 결의안보다는 강도높은 결의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핵심은 촉구의 수준을 넘는 「액션」,즉 경제제재가 될 공산이 크다.

북한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곧 조건을 달지 않은 남북대화와 IAEA와의 적극적인 협상의 사표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핵문제의 근본해결이라는 방향보다는 기약없이 중단된 미국과의 3단계 고위급회담의 재개를 위한 분위기 회복이라는 측면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이사회에 이어 총회에 참가하는 대표단을 통해 IAEA측과 협상을 모색할지 모른다.

북한이 어느정도 양보한다면 핵문제는 다시 3단계 북한·미 회담에서 해결의 대강방안이 정치적으로 설정된후 IAEA와 북한의 실무적 접촉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재차 밟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3단계로 끝날지 4단계로 끝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북한은 지금까지의 밀고 당기기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객관적 상황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일보 양보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북한 핵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빈=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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