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중소·영세기업들의 자금압박이 심각하다.상여금 지급과 대목 영업준비 등으로 1조원 규모의 추석자금이 필요한 중소·영세기업체들은 15일께부터 추석자금 마련에 나섰으나 전망이 불투명하자 보너스 지급을 아예 포기한 곳도 많다. 사채시장 이용이 쉽지 않고 은행 문턱은 여전히 높은데다 평소 자금을 빌려주던 사람들마저 자금추적을 이유로 빌려주길 꺼리기 때문이다.
종업원 7∼8명 규모의 완구업체인 H기업(서울 구로구)의 서모사장(42)은 『평소 무자료거래를 많이하고 사금융권과 친지들로부터 자금을 융통,은행거래를 하지 않은 탓에 은행대출은 꿈도 못꾸고 있다』며 『과거엔 급전마련을 위해 제품을 덤핑판매하곤 했으나 올해는 경기침체로 어려운 형편이어서 종업원 보너스 지급을 포기해 버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액 20억원에 직원이 15명으로 비교적 재무구조가 튼튼한 의류제조업체인 S통상(서울 은평구)은 최근 5년동안 거래해온 주거래은행으로부터 대출신청을 거부당하고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이 회사 김모사장(35)은 『너도 나도 현금을 선호하는 분위기라 자금흐름이 원활치 못해 수금계획을 세울 수 없다』며 『비상 추석자금을 준비했으나 수금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금결제와 보너스 지급여부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전자(서울 구로구)는 보너스는 커녕 월급도 못주고 있으며,1백% 보너스를 계획한 J정공(서울 영등포구)도 『어디까지나 계획일뿐』이라며 불안해 했다.
S은행 대부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거래를 안해온 영세업체들에 갑자기 대출하기가 쉽지 않다』며 『추석이 임박해 중소·영세기업들의 대출신청이 쏟아지면 신용문제상 정부지원 자금으로도 30% 이상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김병찬기자>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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