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임원교체등 경영혁신 박차노사분규의 대명사 울산 현대계열사가 달라지고 있다.
76일간에 걸친 연쇄노사분규로 세상의 이목을 끈 근로자들의 분규타결 한달만에 목표를 초과하는가 하면 노무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받은 사용자측도 내년을 「무분규 원년의 해」로 정하는 등 새 노사관계 정립에 한마음이다.
6월15일∼7월20일의 분규로 5만4천여대의 자동차생산차질(매출손실액 4천57억원)을 빚었던 현대자동차의 경우 조업재개후 8월 한달동안 7만3천7백68대를 생산,목표를 6백여대를 초과달성했다.
또 가장 늦게 분규가 타결된 중공업은 정상조업 시작후 납기가 촉박한 선박건조를 위해 근로자들이 잔업과 특근을 자원,지난 5,12일 일요일에는 1만명이상이 특근을 했다.
직권조인 파문으로 연쇄 노사분규의 불씨가 됐던 정공은 분규가 끝나자마자 회사측에서 고소를 취하,매년 치러야했던 분규후유증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그룹은 이와함께 그룹차원에서 내년을 무분규차원의 해로 정하고 분규의 원인분석,경영에서의 문제점 등 파악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자동차는 10월19일까지 4차례에 걸쳐 노무담당 임직원 2백50여명을 대상으로 경영관리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공도 지난 3일 정몽구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무관리중심 경영체제로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으며 중공업은 분규타결 직후 노사협상에서 강경입장을 고수했던 최수일사장 등 임원 3명을 교체,노무담당자를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조측도 분규타결후 집행부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노조는 지난 8일 제5대 위원장선거에서 온건합리주의를 표방한 이영복씨(48·엔진기어 공장MTM부)을 선출했고 정공은 이달말,중공업은 늦어도 12월중 각각 위원장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다.
울산 현대계열사가 이처럼 빨리 정상궤도에 들어선 것은 무엇보다 근로자의 생산의욕이 높기 때문. 현대중공업 강수현이사는 『납기나 클레임 등에 대한 근로자의 인식도가 경영층보다 오히려 높을 정도』라며 『올해 33일간의 분규를 겪었지만 생산실적은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3자에 의한 노무관리 진단을 받아야할 만큼 전근대적인 노무관리방식에 젖어온 사용자측이나 가장 강력한 노조연대조직인 현총련을 구심점으로 강경투쟁을 고수해온 근로자측 모두 올해 노사분규를 계기로 한단계 성숙했다는 것이 노사의 공통된 진단이다.<박정태·정재락기자>박정태·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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