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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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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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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하오 국회연설을 통해 78세의 노익장과 아울러 여유를 과시했다. 어떤 의원은 마치 노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타이르는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멀리 유럽에서 날아온 노대통령의 국회연설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그처럼 인상적인 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 장면을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이틀전(13일)으로 예정되었던 우리 대통령의 국회연설이 무산된 일이 떠올랐던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연설하는 것이 무엇 때문에 잘 안된단 말인가. ◆지나간 권위주의시대에는 집권자의 권위의식과 국회 경시풍조 때문에 대통령의 국회연설이 잘 성사되지 않았다. 박정희대통령은 6대 국회에서는 해마다 연설을 했으나 7·8·9대에서는 각각 한번씩 밖에 하지 않았다. 전두환대통령도 11대 국회에서는 매년초 연설을 하다가 12대에서는 한차례 밖에 하지 않았다. 집권초에는 성실하게 잘하다가 세월이 가면서 권위가 붙으면 국회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문민시대이다. 자신이 최다선의원 출신인 김영삼대통령이 자진해서 국회에 나가겠다고 했던 것이 아닌가. 그러니 책임은 국회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의 연설조차 들을 수 없게 했던 여야의 정치력의 한계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운영이 정상화되고 무산된 대통령의 연설기회도 다시 살렸다니 적이 반갑다. 청와대나 민자 민주 양당 등 당사자들이 감정의 앙금을 씻고 절충에 성공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좋은 전통은 살리고 지켜야 한다. 일시적 감정으로 이랬다 저랬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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