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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만큼 실속도 있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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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만큼 실속도 있어야(사설)

입력
199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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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정원이 올해보다 1만9천9백명이 증원됐다. 교육부는 우리 사회가 점차 전문화하고 세분화함에 따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전문인력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8개 전문대학의 신설을 인가하고 기존 1백28개 전문대의 2백45학과에 22개 학과를 증설,2만명에 가까운 증원을 허용했다는 것이다.이로써 1백36개 전문대 입학정원은 19만4천3백90명이 됐다. 입학정원의 구성비를 보면 공업계가 49.4%로 올해보다 1% 포인트 높아져,전문대학이 제조업분야의 중간기술 인력공급을 뒷받침하게 하려는 정부의 정책의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4년제 대학진학자를 가급적이면 전문대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전문대의 문호를 크게 넓힌 것을 우리는 원칙적으로 크게 환영한다.

일반대학의 입학정원이 1만1천8백90명이 늘었고 11개 교육대 정원도 6백명 증원됨으로써 4년제 대학의 총입학정원이 23만6천7백60명이 됐고 2년제 전문대 입학정원도 20만명에 가깝게 됨으로써 우리 고등교육기관의 입학생 수용규모는 43만1천1백50명이 됐다.

이는 고3생 70만7천8백12명(인문계 43만9천4백47명·실업계 26만8천3백65명)의 60.91%를 수용하게 된 것이다. 바꿔말하면 우리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이 60%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록이자,세계적으로는 미국 다음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등교육기관의 진학률이 이처럼 높다는 것이 곧 교육선진국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복지가 그만큼 잘돼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랄 수도 없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고등교육이 보편화하는 추세속에서 각급 고등교육기관들이 스스로에게 부과된 교육적 책임,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제대로 길러내는 역할을 다할 교육여건과 자세가 되어있느냐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게 우리의 걱정이다.

특히 70년 후반에 도입돼 설립연륜이 15년여밖에 안되는 전문대학들이 4년제 대학에 거의 육박하는 입학정원을 떠맡아,날로 세분화하고 전문화해가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알찬 기능과 기술인력을 길러낼 수 있을지를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전문대에 그 엄청난 기능인력 양산의 중책을 떠맡긴 이상,정부는 상응하는 지원과 육성정책을 펴야 한다고 우리는 본다. 올해처럼 1백30억원의 지원금을 1백28개 전문대에 나눠줘 봤자 실질적인 지원이 못되기 때문이다.

전문대들은 교육내실을 위한 계획을 마련해 학생과 기업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알찬 교육을 해내야 한다.

기업들도 가르쳐 내면 갖다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필요로 하는 인력을 위탁교육도 시키고 특성학과 신설도 요청하며 기업의 연구실과 실습기자재도 제공,전문대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참된 산학협동을 하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이렇게 해서 전문대가 제구실을 하게 되면 기업은 만성적인 중간기술인력난을 면케 되고 이사회는 비로소 고학력병을 치유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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