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채색그림도 함께 실려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15일 청와대를 방문해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 약속의 상징으로 김영삼대통령에게 전달한 책은 「휘경원원소도감의궤」 상권이다. 이 책은 프랑스가 병인양요(1866년) 당시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약탈해간 3백40여책중의 한권이다.
「휘경원원소도감의궤」의 본래 명칭은 「현목수빈휘경원원소도감의궤」로 상·하 두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상·하권중의 상권으로 정조의 후궁이자 순조의 생모인 수빈 박씨(순조 22년인 1822년 12월26일 사망)가 숨진 직후부터 시작된 현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 「휘경원」 묘역조성사업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원소」란 왕과 왕비를 제외한 왕족의 묘소를 일컫는 말이고 「도감」이란 국장·국혼 등 큰 국사를 관장하기 위해 임시로 설치되는 기관을 말한다. 그리고 의궤란 왕실의식에 관한 규범과 절차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서 기록한 책이다. 순조 23년(1823년) 3월 마무리된 휘경원 조성작업을 날짜별로 수록한 이 책에는 공사의 시일과 순서,공사 책임자명단,관을 안치하는 현실의 설계,공사와 관련해 왕이 내린 지시사항 등이 상세하게 수록돼 있다.
또 묘소에 설치될 문인상 등의 석물과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 등의 화려한 채색그림이 함께 실려 있다.
이번에 반환된 「휘경원원소도감」은 서울대 규장각 등에 4권이 보존돼 있는 것으로 외규장각의 다른 도서들과 달리 유일본은 아니다. 고문서 반환을 위해 2년여동안 애써온 이태진교수(서울대·국사학과)에 의하면 이 책은 장서각과 규장각에 각각 상·하 1벌씩 소장돼 있는데 규장각본은 가로 32.2×세로 46㎝ 크기이다.
이 교수는 3백40여책중 「휘경원원소도감의궤」가 처음으로 반환된 이유에 대해 『이 책이 의궤의 제작기술이 가장 발달된 정조 순조시대에 만들어져 프랑스측이 보기에 가장 훌륭한 책으로 판단,대표도서로 선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서사봉기자>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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