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치·낙관 검토 화공약품사용 90% 감정 가능/전문가들 “복제선물많아 대개 가짜나 저가품”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들이 재산으로 공개한 시·서화·골동품들은 과연 값이 얼마나 나갈까. 이들 예술품의 정확한 진위감정은 가능한가.
현재 명쾌하게 감정을 해줄 국가공인기관은 없다. 문화체육부에 문화재위원이 있으나 이들은 국보나 보물급 귀중품들만 심사 할 뿐 개인소장품의 가치까지 일일이 판정해 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감정을 의뢰해도 개인적 소견정도를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반면 예술품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진위 및 시세감정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고미술협회(회장 한기상)와 한국화랑협회(회장 김창실)는 『감정의뢰만 들어온다면 언제라도 응하겠다』며 『육안으로 90%이상 진위·시세감정을 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감정은 필치 낙관 지질 유약성분 문안 토질 등의 요소를 검토해 이루어지는데 화공약품이나 첨단장비가 동원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정작 신고된 예술품들의 재산가치에는 대부분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대다수가 가짜이거나 진짜라도 큰 돈안나갈 중·저가품이리라는 추측이다.
한국고미술협회에 의하면 복제품이 워낙 많은데다 상식적으로 국내 소장 가능성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한기상 한국 고미술협회 회장(57)은 『고가의 진품소장자들은 대개 예술적 감별력과 안목을 지닌 예술애호가들이고 웬만한 고서화의 소장자는 관계자들 사이에 공개돼 있다』며 『이번 재산공개자들은 큰 돈을 들여 예술품을 수집했다기 보다 선물 등으로 섭치나 복제품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자당 김윤환의원의 이순신장군 서예품과 김종필대표의 르누아르 회화는 진품여부를 의시받는 대표적인 경우다. 전문가들중에서는 일제강점시대에 독립운동가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마련한 충무공의 복제서예작품이 후대에 와서 진품으로 둔갑,유통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재미있는 추측도 하고 있다. 르누아르 회화는 서양사람들이 이제까지 우리나라에 감상능력이 부족하고 관련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보물을 넘겨주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소장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김구선생의 서예품도 해방후 국민홍보나 선거·PR용으로대량 복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현 대통령비서관이 신고한 살바도르 달리와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도 사진촬영후 동판인쇄한 복제품이거나 진품이라도 가치가 대수롭지 않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창호 공창화랑 대표(5)는 『전문식견이 없어 진품으로 알고 고이 간직해오다 공개한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이번 재산공개에서 진품들은 누락됐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문화체육부 당국자와 두 협회관계자들은 『예술품 공개에는 감정서를 첨부토록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김병찬기자>김병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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