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요르단 「평화의제 서명」 이후 중동정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요르단 「평화의제 서명」 이후 중동정세

입력
1993.09.16 00:00
0 0

◎미,중동평화 「후견자」로 급부상/친미 아랍국 화해종용… 데탕트 확산/이란·이라크등,아랍권에 영향력 약화중동에서 북아프리카까지 평화의 도미노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상호 승인 및 자치안협정 조인에 이어 요르단 및 모로코,튀니지가 이스라엘과의 화해노력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아랍진영이 이스라엘의 승인작업을 검토하고 있고 미국도 시리아­이스라엘 관계개선을 위한 중재노력을 가속화함에 따라 중동전역에 화해의 기운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 시오니즘 타도를 부르짖었던 이란,이라크,리비아 등 강경 아랍국의 외교입지는 갈수록 위축돼 외교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14일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이 골격이 될 기본합의서(평화의제)를 서명한 요르단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과 더불어 「중동갈등의 3각축」을 이루는 핵심당사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요르단은 이스라엘이 현실적 대안으로 주장하는 팔레스타인­요르단 국가연합에 열쇠를 쥐고 있는 나라이다.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72년 이미 예루살렘에 수도를 둔 「요르단­팔레스타인 연합국가」 건설제의를 한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집트가 이를 거부해 무산됐지만 이는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중동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성있는 방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요르단은 팔레스타인국가와의 연합론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양측이 조인한 기본합의서는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한 유엔안보리 결의 2백42호와 3백38호에 바탕을 두고 ▲안보 ▲중동무기 감축 ▲수자원 활용 ▲국경과 영토 ▲난민 및 강제이주민 처리 ▲쌍무 경제협력 등 6개 분야에서 협상을 진행한다는게 주요 골자다.

요르단은 이 평화의제에 따라 향후 2년내에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완결지을 방침이다.

요르단 이외에 중동사태의 향방에 주요 변수인 시리아도 조만간 이스라엘과의 화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67년 중동전때 강점한 골란고원의 반환을 확약했고 시리아도 이스라엘의 요구조건인 대사급 외교수립과 자유로운 통상보장에 대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내에는 이번 중동평화안에 반대하는 PLO내 급진세력 및 회교원리주의세력 등 10개의 반아라파트계파 본부가 밀집돼 있어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적대관계를 청산할 경우 이들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게 분명하다.

이같은 중동평화의 파급현상은 미국의 외교중재력은 힘입은바 크다. PLO와 이스라엘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촉매제로 중동질서의 재편을 노리는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협정조인을 전후해 요르단,시리아 등의 아랍국 수뇌부에 이스라엘과의 화해를 적극 종용함으로써 중동평화 구축에 이니셔티브를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스라엘 승인을 검토중인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아랍국는 이미 이달초부터 미국으로부터 대이스라엘 관계개선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번 중동평화협정 인정을 거부해온 이란,이라크 등은 이같은 질서재편 과정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외교고립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방으로부터 이미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라크는 반이스라엘 외교노선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미국 등이 일부 허용한 부분적 원유수출의 재개마저 봉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제난의 악화가 우려된다.

이란과 이라크는 그러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해방민주전선(DFLP) 등 팔레스타인 강경게릴라그룹을 계속 지원할 뜻을 분명히하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아랍진영의 데탕트가 정착될 경우 이제까지 아랍권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쳐왔던 라프산자니 이란 대통령과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카다피 리비아 원수의 정치적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이상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