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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미테랑여사 창덕궁·비원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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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미테랑여사 창덕궁·비원나들이

입력
1993.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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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궁궐의 건축미에 “엑셀랑”/“좋은 것 주고 받는 것이 문화교류”다니엘 미테랑여사는 14일 하오 창덕궁과 비원을 방문,한국 궁궐의 건축미를 감상하며 「엑셀랑」(훌륭하다)을 연발했다.

이날 하오 5시35분,예정보다 약 30분 늦게 돈화문에 도착한 다니엘여사는 남수진 창덕궁 사무소장과 마틴 프로스트 주한 프랑스대사관 문정관 등의 영접을 받으며 입장,궁궐안내도 옆에 마련된 방명록에 서명했다.

빨간색 상의에 검은 주름스커트,역시 빨간 구두와 핸드백 차림의 다니엘여사는 1만㎞의 여정에도 『힘들지 않다』면서 지친 표정없이 속보로 1시간동안 약 3㎞를 걸으며 궁궐의 곳곳을 구경했다.

이날 안내는 프로스트 문정관과 창덕궁의 박지영양이 맡았다. 인정전을 지나면서 『이곳이 옛날 청와대』라는 설명을 듣자 다니엘 여사는 잠시 발길을 멈춰 지켜보았다. 대조전에 들른 여사는 처마의 곡선에 감탄했는데 왕과 왕비가 거처하는 이곳은 용마루가 없으며 이는 왕의 상징인 용이 용위에 있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엘 여사는 또 연기를 막기위해 아궁이로는 숯을 태웠다고 전통적인 온돌난방 방식과 굴뚝을 설명하자 머리를 수그리면서 아궁이를 주의깊게 살폈다.

다니엘여사는 비원으로 이르는 언덕길을 넘어가면서 한국의 정원은 자연의 형태를 그대로 살리는 것 같다고 느낌을 말하며 궁궐의 넓이가 얼마냐고 물었는데 박양은 약 20만평이라고 대답했다.

언덕을 넘어 부용지에 도착한 다니엘 여사는 연못을 구경하면서 기쁜 표정으로 잉어에게 먹이를 준뒤 잠시 의자에 앉아 쉬었다.

부용지 언덕에 서있는 어문각을 가리키며 『임금과 백성의 관계는 물과 고기처럼 가까워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자 다니엘 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임금들이 백성의 생활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1년에 2∼3일 생활했다는 궁궐 유일의 민간주택인 연경당에 들러 온돌을 직접 보며 바닥은 어떻게 처리됐느냐고 물으며 부엌 등 건물구조에 큰 관심을 표시했는데 남녀 유별에 따라 출입문도 다르다는 설명에는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다니엘 여사는 타골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제일 먼저 언급한 한국의 첫 방문 인상이 어떠냐는 물음에 『지금은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구경하면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직접적인 답변을 신중히 피했다.

다시 프랑스 왕궁과 조선 왕궁의 차이를 묻자 『한국인들이 베르사유궁전을 찾아가고 프랑스인들이 이렇게 창덕궁을 찾는 것이 문화교류』라면서 『문화나 교육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지만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게 문화교류다』고 답변했다.<김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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