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차와 달리 냉정한 분위기… 검찰측도 차분한 신문정덕일씨(44)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부탁과 함께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민당의원 박철언피고인(52)에 대한 5차공판이 14일 서울 형사지법 9단독 김희태판사 심리로 열려 서울 하얏트호텔 전 사장 이희춘씨(66) 등 3명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은 검찰과 변호인간에 박 의원 사생활폭로와 방어전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판부의 자제요청으로 차분히 진행됐다.
다음 공판은 10월5일.
박 의원 사생활 전모를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하얏트호텔 전 사장 이씨는 이날 검찰측 증인으로 나와 『박 의원과 함께 86년 12월말 망년회를 홍성애씨(43·여) 집에서 갖는 등 2차례 모임을 가졌다』면서 『홍씨집 이외의 여러 장소에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여인들을 박 의원에게 소개해 어울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같이 진술하고 더 이상 박 의원 사생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고 검찰측도 더 이상 신문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은 7월6일이래 진행된 4차례 공판에서 벌어졌던 소란스런 법정분위기와는 달리 냉정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예상대로 대구시민 2백50명과 김동길 국민당 대표의원 등 국민당관계자들도 참석했으나 차분히 방청석을 지켰다.
이같은 법정분위기는 개정직후 담당재판부인 김희태판사의 이례적인 「당부의 말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판사는 『이 사건재판은 4차공판까지 대체로 무난히 진행됐지만 양측의 치열한 법정공방으로 감정대립과 소모전으로 흐른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또한 이런 법정분위기가 흥미본위로 보도된뒤 희극적으로 비치게 돼 법정의 존엄성이 위태로운 실정』이라며 쌍방과 방청객의 이성적인 법정태도를 촉구했다.
검찰측은 이날 5차공판으로 정씨형제 등 주요증인 신문이 모두 마무리된 만큼 구속사건 1심 선고만기(6개월)인 오는 11월21일까지 결심할 예정이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핵심증인 홍씨의 증언이 없는 한 재판이 종결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홍씨증인을 출석을 둘러싼 양측의 책임논쟁도 재연될 조짐이다.
또한 지난 4일 예정됐다 검증내용을 둘러싼 검찰,변호인측간의 의견대립으로 무산됐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홍씨 전 소유주택 등에 대한 현장검증도 아직 불씨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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