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논쟁은 어느나라고 예산편성때면 한번씩 치르는 연례행사다. 미국은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1.5%에 그치자 세금논쟁이 재연될 기미다. ◆지난주 어느날 클린턴 미 대통령은 휴가에서 귀경길에 남부의 홈스테드 공군기지에서 한 시민과 설전을 벌였다. 시민이 환송객들과 악수하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도전했다. 『세금 거둬 돈 써대면서 잘사는 나라를 대보라』 클린턴은 고함치는 소리로 되물었다. 『빚 얻어 돈 써대면서 잘사는 나라 대보라. 빚이 1조달러에서 4조달러로 부풀었다…』 그는 연이어 고함쳤다. 『감세하고 잘사는 나라 있으면 대보라』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지가 답변을 자청하고 나섰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지난 4·4분기에 5.7%의 활기찬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것이 올해 상반기중 1.5%로 떨어진데는 클린턴 행정부의 증세정책이 역작용했다는 것. 이 신문은 원래 레이건 전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지지해왔었고 지금도 감세를 밀고 있다. 성공사례로 아데나워 아래의 서독,50년대이후의 일본,케네니와 레이건 대통령 아래 미국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도 94년 예산과 관련하여 실명제 실시로 외형거래액이 크게 늘어날 것이므로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상속세,증여세 등 각종 세율을 크게 낮춰줄 것을 국회 여야당을 비롯,각계에서 요구했었다. 아울러 기부접대비 등 소득공제비용의 현실화도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민자당은 정부 원안대로 국회에 상정키로 합의함으로써 감세론은 낙동강 오리알이 된듯하다. ◆어느 정부이건 세금에 관한한 양보경직성향이 있다. 레이건 대통령처럼 이념적이라고 할 신념이 없으면 좀처럼 감세정책은 채택되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의 불감세정책에 이해는 간다. 실명제,불황,공직자 재산공개 처리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그러나 때가 오면 과감히 감세할 줄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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