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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확인한 「역사적 50분」/이스라엘­PLO 자치안조인식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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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확인한 「역사적 50분」/이스라엘­PLO 자치안조인식 안팎

입력
1993.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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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여명 참석… 전세계로 위성중계/「팔」측 고려 국기게양 없이 행사진행○…45년간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반목을 청산하는 중동평화협정 조인식은 13일 상오 백악관 남쪽뜰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개막연설을 시작으로 서명과 내빈연설 순으로 50분간 진행됐다.

행사가 시작되자 곧 바로 양측 대표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마흐무드 압바스 PLO 정치고문(외무담당)은 짧은 인사말을 마친후 역사적인 협정문서에 서명했고 장내는 참석인사의 환호와 박수로 일순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후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과 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각각 협정중재국 대표로 협정에 연서했고 크리스토퍼,코지레프,라빈,아라파트,클린턴 순으로 3분간 축하연설이 이어졌다.

이날 양측이 평화협정 서명을 위해 사용했던 탁상은 79년 백악관에서 거행된 이스라엘과 이집트간 평화협정 서명식 당시에도 사용된 것이어서 중동평화와의 인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백악관측은 행사식장에서 일체의 국가연주와 국기게양을 생략하는 등 독립국가가 아닌 팔레스타인측에 대한 세심한 배려.

○보도진만 1천여명

○…조인식장에는 미국의 전직대통령을 포함,무려 3천명의 초정내빈이 입장했다.

특히 91년 8월 중동평화회담을 재기하는데 일조했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78년 캠프데이비드 협정의 중재역을 맡았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조인식과정을 지켜보며 감회어린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로널드 레이건과 제럴드 포드,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중동회담과 별인연이 없다는 이유로 조인식 참석을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3백명의 사진기자를 포함,총 1천여명의 보도진이 몰려 취재경쟁에 열을 올린 이번 조인식은 전세계에 위성중계를 통해 최소한 수억인구가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시경찰국은 이스라엘과 PLO간 평화협정 조인식이 거행된 백악관 주변에 수천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하면서 냉전당시 미소 정상회담 수준의 특급경호를 펴고있다고 설명했다.

경찰국은 백악관 외곽의 펠실베이니아 애비뉴와 E가 사이의 도로를 이날 상오 10시부터 하오 1시까지 통제하고 백악관 남쪽뜰 내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워싱턴 메모리얼 기념탑의 최고층에 대한 출입을 봉쇄하는 등 경비태세에 만전을 기했다.

한편 백악관측은 아라파트 PLO의장이 평상시처럼 권총혁대를 차고 조인식장에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해 아무리 상징적 의미가 있더라도 권총혁대를 차서는 안된다는 의사를 간접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PLO,국경일 선포

○…PLO는 이스라엘과의 역사적인 자치협정 체결을 기념해 13일을 국경일로 선포하는 등 흥분된 분위기. PLO는 12일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배포한 성명을 통해 『영웅은 바로 우리의 국민들이며 당신들이 새로운 팔레스타인의 날을 오게했다. 이제 어둠은 걷히고 여러분의 국기가 사랑스런 팔레스타인 하늘 높이 자유롭게 휘날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의 피와 희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팔레스타인 자치협정이 체결된 13일도 중동지역은 평화협정 반대시위로 들끓었다. 레바논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베이루트 외곽에서 협정조인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헤즈볼라(신의 당) 지지세력에 발포,최소한 4명이 죽고 26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예정지인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이 자치협정 반대시위를 벌이던 회교 과격세력에 발포해 최소한 10여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했다.

한편 이슬람 저항단체인 지하드는 점령지 팔레스타인인들에 평화협정 조인에 항의하는 파업을 촉구했는데 가자지구의 상당수 상가와 노점상은 문을 닫은채 조심하는 모습.

○이란·이라크등 비난

○…중동평화협정 조인을 전후한 아랍권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리는 모습.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온건회교국은 팔레스타인자치를 전폭 지지하는 반면 아랍진영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이라크 등 강경국가 등은 이를 맹렬히 비난하고 나서 대조를 이뤘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2일 79년 아랍진영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을 상기시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번 자치안 협정체결은 중동평화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며 환영의사를 표명.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친미아랍국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이라크는 13일 정부기관지를 통해 중동평화협정을 평가절하하며 이번 평화협정은 필경 팔레스타인인간의 유혈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와함께 PLO 반대세력은 하마스를 재정지원하는 이란의 한 당국자는 『아라파트 PLO 의장은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망각한 배신자』라고 규정하면서 『팔레스타인민족은 그의 배신을 단죄할 것』이라고 규탄했다.<워싱턴 예루살렘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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