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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눈치외교」 전환계기/이­PLO 상호승인 우리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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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눈치외교」 전환계기/이­PLO 상호승인 우리 시각

입력
1993.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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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모두와 경제교류 “물꼬”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상호승인 합의문서에 서명함에 따라 정부는 중동지역에 대한 정치·경제 등 전반적인 외교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가 이스라엘­PLO간의 상호승인 합의를 우리의 대중동정책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이유는 이스라엘­PLO간의 대립 때문에 우리의 중동외교가 파행적이고 비공개적인 모습을 띠어왔기 때문이다. 아랍국가 중심의 중동국가들과의 돈독한 경제외교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의 「적대국가」였던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가 파행으로 흐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즉 우리 정부는 지난 62년 4월 이스라엘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나 70년대 중동건설 붐에 이어 닥친 오일쇼크로 아랍권과 가까워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한­이스라엘 관계는 형식석상의 수교국가 관계만 유지됐다. 우리 정부는 주이스라엘 대사의 임명을 유보해왔으며 이스라엘도 우리의 이같은 태도에 거듭 「항의」하다 결국 78년에는 서울의 이스라엘대사관을 폐쇄해 버렸다. 그후 92년 1월에 이스라엘대사관이 다시 서울에 열렸고 93년 1월 우리 정부는 주이태리 대사에게 겸임 신임장을 주어 이스라엘 대사를 겸하게 해놓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스라엘­PLO간의 상호승인 합의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활성화에 걸림돌을 제거한 셈이 되는 것이다. 외무부 당국자는 이날 『이제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는데 아랍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되게 됐다』면서 『주이스라엘 상주 대사관 설치문제 등 본격적인 외교활성화 작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우리 정부가 이번 이스라엘­PLO간의 합의를 전반적인 대중동정책의 재검토 계기로 여기고 있는 것은 중동지역 내부에서 발생할 이른바 외교 도미노현상. 이스라엘­PLO 상호 승인은 이스라엘의 대요르단 및 시리아의 관계정상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렇게 될 경우 『이스라엘과 교역한 상사와는 거래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에 입국한 사람은 받지 않는다』는 아랍권의 「보이콧정책」이 크게 누그러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 정상화에 이어 PLO에 대한 국가인정 및 수교문제도 검토의 대상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돼있다.

결국 이스라엘­PLO의 상호승인 합의는 우리 정부에 선택적 경제교류라는 난제를 해소해줌으로써 이스라엘로부터 정밀기계·개량무기 등에 대한 기술교류를 가능케하면서도 PLO 및 아랍권과의 자원·사회간접자본에 대한 교역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이번 이스라엘­PLO간의 상호 합의는 한반도내의 안보상황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리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지구상의 「화약고」로 알려진 중동과 한반도지역 등에 대한 미국은 그동안 「WIN HOLD WIN」(한곳에서 이겨놓고 다른 한곳에 전력참전)이냐 「WIN AND WIN」(동시에 두곳 이상에서 전쟁수행)이냐를 놓고 고심해왔으나 중동의 평화정착은 이같은 미국의 선택고민을 해소해주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 중동의 평화합의는 동북아지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부각시킴으로써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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