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내리고 무역수지는 개선/총통화 5.7% 주는 셈… 3년후 효력 소멸/제일경제연 분석1조원의 현금이 제도금융권에서 이탈,개인금고 속으로 「완전히」 퇴장한다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제일경제연구소는 11일 현금통화 1조원이 사라질 경우 퇴장 1년후 경제성장률은 2.3%,수출과 수입은 각각 1.1%와 6.1%씩 감소하며 반면 물가는 1.5% 내리고 무역수지도 4억5천6백만달러 가량 개선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현금 퇴장효과는 약 3년이 지나야 소멸될 것으로 추정됐다.
올 상반기중 제도권을 떠난 현금통화 추산규모는 1분기 4천7백58억원,2분기 5천5백63억원 등 모두 1조3백억여원. 지난 6월중 본원 통화공급량(화폐발행 총액+지준예치금) 17조5천4백26억원의 5.7%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현금 1조원의 퇴장은 중앙은행이 이만한 액수의 돈을 시중에서 회수한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이 규모는 1백조원이 넘는 총통화량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통화승수(총통화를 본원통화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기관을 통한 화폐의 신용창조력이 높음을 뜻한다)가 변함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결국 1조원 퇴장은 5.7%의 총통화 감소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통화량 감소는 물가와 임금안정을 가져오지만 기업들의 자금난과 실세금리 인상을 초래,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결국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킨다. 더욱이 돈의 절대량이 줄어들면서 원화가치 상승은 왜소해진 생산활동과 맞물려 수출을 감소시키는 한편 구매수요 약화로 수입은 더욱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연구소가 지금까지 국내 경제지표 변동을 토대로 산출한 바에 따르면 총통화 1%의 감소는 1년후 GNP 성장률은 0.41%,수출은 0.2% 줄어들게 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물가는 0.26%,수입도 1.07% 줄고 수입감소폭이 수출을 앞질러 국제수지는 약 8천만달러,1년3개월후에는 최고 1억달러 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통화 1조원 퇴장(총통화 5.7% 감소)은 따라서 1년후 GNP 성장률을 2.34%,물가는 1.48% 하락시키며 수출과 수입도 각각 1.14%와 6.1%씩 감소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퇴장 1년후 4억5천6백만달러가 개선되며 수출입 감소폭의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1년3개월후에는 국제수지 개선효과가 5억7천만달러에 달하게 된다. 올해는 하반기 퇴장예상액 6천억여원을 감안하면 그 영향은 더욱 증폭될 것이 분명하다. 이같은 1조원 퇴장과 파급영향이 소멸돼 퇴장이전의 경제상태로 회복하는데는 약 3년이상이 필요하며 이후에도 당분간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연구소측은 보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1조원 완전퇴장」을 전제한 것. 물론 퇴장통화라도 일부는 실물자산 구입 및 소비를 통해 유통되거나 금융기관으로 재흡수될 것이고 한국은행도 퇴장현금 규모를 감안해 하반기 통화공급을 대폭 늘릴 방침이어서 「퇴장효과」가 그대로 실현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퇴장현금의 대부분은 신분노출을 꺼리는 검은 돈들로 실명제 실시후 당분간 「제도권 진입」을 기피한채 개인금고안에 쌓여있을 것이 예상되므로 퇴장여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실명제 실시후 증가율 20%를 넘나들도록까지 된 통화당국의 무제한적 자금방출에다 잠복했던 퇴장현금까지 일시에 제도권으로 컴백할 경우 과잉통화에 따른 물가불안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달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