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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개편위한 용퇴”/김 대법원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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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개편위한 용퇴”/김 대법원장 사퇴

입력
1993.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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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침통속 개혁방향 큰관심/“여론 보고받고 퇴진결심” 후문/“정치권등 외부영향은 없었다”김덕주 대법원장의 사퇴로 사법부는 큰 충격과 대개편의 회오리에 휩싸였다. 10일 하오 김 대법원장의 사퇴사실이 알려지자 법관들은 사법부 수뇌부의 변화와 개혁진행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면서 사법부의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채 중도하차한 사실에 침통한 표정이었다.

국민들은 김 대법원장의 사퇴가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김 대법원장◁

김덕주 대법원장은 이날 상오 11시께 사퇴결심을 측근에게 비친뒤 대법원장실에서 대법관을 잇달아 면담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 자리에서 시종 담담한 표정으로 사퇴의 심경을 말했는데 대법관들은 모두 침통한 분위기에서 묵묵히 경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구내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은뒤 김효종 비서실장을 불러 미리 작성해둔 사표를 청와대에 전달토록 지시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박우동 법원 행정처장에게 기자회견을 열어 사임을 공식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상오 9시께 평소와 같이 출근,선임 대법관인 최재호대법관 등과 장시간 자리를 같이해 퇴진발표가 임박했다는 추측을 낳았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들에게 사퇴의사를 밝히고 뒷일을 당부한뒤 하오 3시께 관용차를 타고 법원을 떠났다.

김 대법원장은 이에 앞서 9일 저녁 박우동 법원 행정처장 고재환차장 서성 기조실장 등 측근들과 마지막으로 거취문제를 논의한 자리에서 여론동향 등에 관한 보고를 받은 퇴진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관례상 참석케 되어 있는 정기국회 개회식에도 불참했다.

김 대법원장이 15일 회갑을 맞게 된 것으로 알려지자 법원 행정처 간부 및 법원 직원들은 『김 대법원장이 불명예스럽게 사퇴하고 회갑을 맞게돼 그 심정이 어떻겠느냐』며 숙연한 표정이었다.

▷사퇴발표◁

이날 김 대법원장의 사퇴가 공식 발표된 대법원 본관 3층 대회의실은 찬물을 끼얹은듯이 침통한 분위기였다.

김 대법원장의 사임을 발표한 서성 기조실장은 3페이지 분량의 발표문안을 침통한 표정으로 읽고 난후 『일문일답은 하지 않겠다』며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서 실장은 이에 앞서 박 행정처장의 지시를 받고 목영준공보관과 함께 발표준비 문안을 작성했다.

▷퇴임식 준비◁

법원 행정처 간부들은 11일 상오 10시 대법원 대회의장에서 있게 될 퇴임식 준비를 위해 밤늦게까지 구수회의를 열었다.

대법원 3층 서성 기획조정실장실에서 박우동 행정처장 김효종 비서실장 목영준공보관 등 법원 행정처 간부들은 퇴임식 절차를 숙의했으며 퇴임사 자구마다 신경을 써 수정을 거듭했다.

▷사법부◁

대법원 관계자들은 이미 9일부터 『재산공개 결과 투기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법관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진퇴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당위론이 지배적』이라고 법원내 분위기를 전했었다.

대법원 관계자들은 『김 대법원장의 사퇴결심에 정치권 등 외부의 영향은 전혀 없었다』며 『청와대측과도 지난 7일 재산공개이후 일체의 「교감」이 없었다』고 밝혔다.

▷재야 법조◁

대한변협의 한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채 도덕적인 손상을 입고 물러나게 돼 애석하다』면서 『사법부가 개혁이미지를 담고 있는 인사를 영입,독립을 확보하는 등 거듭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용기있는 결단」으로 해석한 민변의 한 변호사는 『그동안 사법부가 개혁흐름과 재산공개로 인해 지게됐던 무거운 짐을 벗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법원이 국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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