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주 대법원장 사퇴/투기성 부동산 소유 물의

◎“사법부 현안 수습계기로”/최재호대법관이 임시 대행투기성 부동산 소유로 물의를 빚어온 김덕주 대법원장이 10일 하오 사퇴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하오 2시께 김효종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통해 대법원장 사퇴서를 김영삼대통령에게 제출했다.★관련기사 2·3·22·23면

서성 법원 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은 이날 하오 4시30분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대법원장이 새로운 개혁과 변화의 시점에서 국민에게 투영된 사법부의 현재 모습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사법부가 한시 바삐 참모습을 되찾기를 간곡히 열망하는 심정에서 사임을 결심했다』며 『자신의 사임으로 사법부의 모든 현안이 원만히 수습되고 사법 발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또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에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참신한 기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따라 자신의 거취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했으나 대법원장이라는 국법상 지위에서 임기를 채우기 전에 물러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사법부,나아가 국가전체의 장래를 위하여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문제 때문에 그 결심을 미루어왔다』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은 90년 12월16일부터 이일규 전임 대법원장에 이어 제11대 대법원장으로 2년9개월여간 재임해왔으며 6년 임기를 3년2개월여를 남겨둔 상태다.

대법원장이 임기도중 사퇴한 것은 88년 김용철 대법원장이 당시 사법파동으로 자진사퇴한 이후 두번째다.

김 대법원장의 사퇴는 부동산투기 등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법관들의 거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의 퇴임식은 11일 상오 10시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거행된다.

김 대법원장의 사퇴에 따라 선임 대법관인 최재호대법관이 대법원장 직무를 새 대법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수행한다.

최 대법관은 고시 7회로 법원 행정처 차장과 부산지법원장을 역임했다.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거쳐 임명하게 될 새 대법원장에는 최재호대법관과 이회창 감사원장,윤관 대법관겸 중앙선관위위원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11일 상오 개최키로 했던 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안병수변호사) 전체회의를 13일로 연기했다.

◎“훌륭한 결단 평가”/김 대통령

김영삼대통령은 10일 하오 김덕주 대법원장의 사퇴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임기중 물러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본인이 국민적 정서를 읽고 내린 훌륭한 결단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김영수 민정수석비서관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