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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새기류/유석기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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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새기류/유석기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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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간의 경제관계에 새로운 기류가 일고 있다. 통상이나 산업기술 협력 등 경제문제는 어디까지나 경제논리에 바탕을 둬 풀자는 움직임이다.지금까지 한일관계는 식민통치 등 과거에 대한 사죄문제,역사교과서 왜곡,정신대 보상 등 정치외교적인 쟁점에 얽혀 팽팽한 긴장이 흐르면서 무역역조 개선,기술이전 등 경제현안은 늘상 뒷전에 밀리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최근 양국정부는 정치와 경제현안들의 혼재상태에서 벗어나 「정경분리」 원칙을 확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기색이 뚜렷하다.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 정부쪽에서 먼저 제시됐다. 7월말 정부는 신경제 5개년계획중 대일 역조개선 대책에서 「정치논리와 감정에 치우쳤던 대일관계를 청산하고 경제논리에 입각한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지향한다」는 기본방향을 분명히 밝혔다. 대일역조 개선방법도 일본상품의 수입억제를 겨냥해온 기존의 수입선 다변화제도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대일수출을 늘려 무역균형을 잡겠다는 적극 자세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일본측 대응은 예상밖으로 신속하다. 8월말 구마가이 통산성장관이 통산장관 회담을 열자고 먼저 제의하며 서울로 달려왔다. 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과의 회담은 일본 신정부 출범이후 각료급 공식접촉으론 처음이었다.

또 6∼8일 민관합동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일본을 방문한 이동훈 상공차관은 박용학 한일경제협회장과 함께 호소카와 총리,하타 외무,구마가이 통산장관 등 새 내각의 주요 인사들을 차례로 만났다.

도쿄서 열린 투자유치 설명회에는 2백여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엔고 부담을 덜기 위해 그동안 동남아에 집중 진출해온 일본 업계는 현지 합작선이 대부분 화교들이어서 최근엔 중국 견제심리가 발동,새로운 투자지역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상공부는 분석했다.

때마침 양국 정부는 각각 정경유착 단절을 포함한 내부 개혁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오랜 역사적 앙금의 정리가 물론 중요하나 교류협력을 통한 실리추구도 필요한게 우리 경제의 냉엄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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