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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 적은 공직자 유가증권/정말 없나 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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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외 적은 공직자 유가증권/정말 없나 숨겼나

입력
1993.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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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상 신고 불과 5.3%/“머잖아 포기사태” 전망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은 공직자들에게 정말 인기가 없는 것일까. 이번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증권계 사람들이 많다.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주식 채권을 통해 상당한 「재테크」를 해온 것으로 관측돼왔는데 공개된 재산중 유가증권의 비중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총 공개재산 1조6천여억원중 부동산이 1조4천억원 정도이며 금융자산은 2천억원 안팎이다. 그나마 은행 예·적금이 주종이고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은 의외로 적다. 이에따라 상당수의 공직자들이 가명 또는 차명계좌를 통해 거래하던 유가증권과 CD 등 무기명채권을 공개대상에서 누락시켰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감출수도 있었던 유가증권을 신고한 공지자들에 대한 「칭찬」도 나오고 있다.

신고재산중 유가증권에 대한 직접투자(CD 제외)가 1억원 이상인 공직자는 모두 63명. 행정부 35명,국회의원 18명,사법부 10명의 순이다. 이 숫자는 전체 공개대상자(1천1백67명)의 5.3%에 불과한 것이다.

특징으로는 청와대 비서실과 외무부 소속 공직자들이 유가증권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많이 한 반면 국방부 교육부 농림수산부 문화체육부는 적었다. 또 산하기관장들은 대부분 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들중 국책은행장들이 전체 신고자산중 금융자산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투자대상으로는 채권보다는 주식이 더 인기를 끌었는데 주식종목은 환금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비교적 안정된 은행 증권주와 대형 제조주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한편 주식투자에 자신이 있는 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용융자(예치한 원금의 2.5배까지 증권사가 빌려주는 방식)는 단 2명에 불과했다.

개인별 규모에서는 정몽준의원(무소속)이 전체 신고액 7백99억4천여만원의 81.4%인 6백51억2천여만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이승무(민자당) 김진재(민자당) 박재홍(민자당) 김동권(민자당) 순이었다. 이처럼 국회의원 6명이 상위순위를 차지한 것은 이들 의원들이 특수관계가 있는 회사의 지분을 대거 소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이한 것은 이들 국회의원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소유한 반면 채권은 전혀 없다고 신고한 점이다.

행정부에서는 김유후 서울고검장이 주식 1억5천여만원 어치와 5억7천여만원어치의 채권 등 총 7억2천5백만원어치의 유가증권을 신고,보유액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김무성 청와대 비서관(주식 6억7천1백만원),고병우 건설부장관(주식 4억4천8백만원) 신명호 세무대학장(채권 4억2천5백만원) 등의 순이었다.

사법부에서는 김승진 사법연수원장(주식 6억4천만원) 박용상 서울고법 부장판사(주식 3억3천6백만원) 신명균 서울고법 부장판사(3억2천6백만원) 순으로 유가증권 보유액이 많았다.

보유종목 수가 가장 많은 공직자는 조규향 국정교과서 사장.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67종목,1만6천여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현대종합상사 3천5백주와 대우전자 1천20주 등 대형주에서 신강제지 14주,조일알미늄 30주 등 소형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한편 증권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무기명채권을 신고대상에서 제외한 것 같다』며 『실명제로 앞으로 가·차명게좌나 CD 등 무기명채권을 포기하거나 헐값에 처분하는 공직자가 대거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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