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위협 분석엔 국외자 입장”/대통령안기부장 합작품인가/질문/정권안보 이용 전혀 사실무근/답변건설위가 7일 벌인 이틀째 증인신문은 마치 본 게임에 앞서 진행되는 오픈게임 같았다. 다음날(8,9일)로 예정된 장세동 전 안기부장 이학봉 전 안기부 2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평화의 댐」 국정조사의 요체이기 때문에 이날 신문은 「한판승부」를 위한 준비운동격이었다.
물론 전날(6일) 이규효 전 건설부장관 등 정책실무자들을 상대로 한 신문보다는 훨씬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노신영 전 총리 이기백 전 국방부장관 허문도 전 통일원장관 정수창 댐건설지원추진위원장(당시 상공회의소 회장) 등 증인들이 당대의 거물이었기 때문에 신문과 증언이 외형상 무게있어 보였다. 그러나 수공위협이라는 정보문제에서는 이들 증인들도 「제2선의 인물」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의 개입정도에 대해서는 증인들이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실제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실체파악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더욱이 일부 증인들이 「국외자」임을 활용,알맹이없는 증언으로 일관하고 대신 소신론만을 피력해 국정조사의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노신영증인(전 총리)
▲제정구의원(민주)=86년 11월19일 건설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8·20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가.
『기억이 없다. 미리 할 말이 있다. 증인출석 요구를 받고 총리실 등에 관련자료를 요청했지만 오래전 일이라 87년 2월26일과 28일의 회의외에는 자료를 찾지 못했다』
▲제 의원=86년 11월10일에 당정회의를 한 적이 있나. 당초 88년 이후에나 착공하려던 평화의 댐을 조기착공한 배경은.
『기억이 안난다』(이때 김봉호의원(민주)이 의사진행 발언을 얻어 증언태도에 이의를 제기하고 서정화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여 성실한 답변을 요구)
▲곽정출의원(민자)=현재의 입장에서 평화의 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추울때 얘기를 더울때 해서는 실감이 안날 것이다. 당시에는 김포공항 폭발사고,북한의 올림픽 방해공작 등으로 심각했다. 또 국제정세도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각박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안보적 대응은 당연한 상황이었다』
▲하근수의원(민주)=86년 11월26일의 모금운동에 대해 보고 받았나.
『기억없다』(답변태도를 둘러싸고 고성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격앙)
▲장경우의원(무)=감사원 감사결과 정부,특히 안기부가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
『성금모금 주체가 장 의원 말대로라면 잘못이다. 수공위협이 있는한 대응댐 건설은 불가피했다. 지금 북한 핵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응했다고 7년후에 문제삼을 수 있는가라는 소회가 든다』
▲이석현의원(민주)=당시 건설부에서 금강산 댐 건설진척을 보아가며 평화의 댐건설을 하자고 주장했는데 기억하고 있는가.
『구체적인 것은 기억하지 못하겠다』
▲이 의원=86년 11월26일에 증인이 서명한 문공부 보고서에 따르면 성금모금 취지가 결집되는 사회안정,좌경용공세력 척결 및 그 비호세력 제압 등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도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댐 건설동기가 88올림픽에 위협을 주는 금강산댐에 대항하기 위한 대응댐 건설이었다. 그 과정에서 좌익세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부차적으로 필요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오탄의원(민주)=88년 8월1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가 『평화의 댐은 불신과 낭비의 기념비적 공사』라고 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워싱턴 포스트지가 미 권위지라고 해서 이 신문의 기사가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기백증인(전 국방부장관)
▲임사빈의원(민자)=당초 8·20사업에 따르면 댐건설은 전액 예산으로 하도록 돼 있었다. 왜 국민성금을 모금했는가.
『당시 국방부는 국민성금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국방부의견이 아니다』
▲임 의원=예산편성을 건설부가 아닌 국방부가 한 이유는.
『당시 국방부는 예산소요액도,산출내용도 몰랐다. 건설부가 계산,요청한 것으로 안다』
▲최재승의원(민주)=86년 11월26일 국방부장관 성명은 누가 작성했나.
『국방부가 작성한 것으로 안다』
▲최 의원=당시 어려운 정국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안보상 완벽한 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
▲최 의원=미국의 입장은 어떠했는가. 장세동 안기부장과 은밀히 만났는가.
『미국도 대응댐 마련에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안기부장을 비공식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하근수의원(민주)=총리와 국방장관은 댐검설에 역할을 하지 못하지 않았나. 사실 전 전 대통령과 장 안기부장의 합작품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국방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허문도증인(전 통일원장관)
▲신경식의원(민자)=평화의 댐에 관계된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는가.
『86년 11월 정부의 4부장관 발표때 문공부 또는 안기부에서 작성한 사전원고를 보고서야 처음 알았다.』
▲신 의원=금강산댐 건설로 북한의 수공위협이 있었다고 생각했는가.
『북한의 1·21사건,아웅산폭파사건,땅굴사건 등을 볼때 댐에 의한 수공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환의원(민주)=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직시절의 모든 잘못은 그 책임을 모두 자신이 지겠다고 했는데 증인의 생각은.
『나도 문맥대로 이해하고 있다』
▲오 의원=평화의 댐 건설은 전 전 대통령과 안기부가 주도했다는데.
『당시에는 사실관계를 규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정수창증인(당시 댐건설지원 범국민추진위원장)
▲김옥천의원(민주)=댐건설지원 범국민추진위원장은 어떻게 맡게 되었나.
『문공부에서 국장 2명이 와 부탁을 해 승낙했다』
▲김 의원=누구의 뜻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누군지는 모르나 정부의 뜻이라 생각했다』
▲최재승의원(민주)=기업체가 자발적으로 성금을 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아는한 기업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이영성·권대익기자>이영성·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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